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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고양이4

45 고양이를 부탁해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5화 - 고양이를 부탁해 황간의 길고양이들(5) 고양이 구출작전 황간의 고양이들 중 가장 살가운 고양이는 삼색이었다. 처음에는 경계가 심했지만 어느 정도 친해지자 삼색이는 우리 다리에 몸을 비비며 살갑게 다가왔다. 밤에 마당에 나가면 냥냥,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도 삼색이었다. (반면 우리 동네의 또 다른 삼색이, 반반이는 이 구역의 실세로 모든 사람에게 하악질은 기본이고, 가끔 삼색이와 턱시도를 때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집고양이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삼색이는 우리에게 마음을 곧잘 내어주었다. 길고양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기에 필요 이상으로 가까운 관계가 되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삼색이는 늘 먼저 다가.. 2023. 2. 28.
44 삼색이네 4남매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4화 - 삼색이네 4남매 황간의 길고양이들(4) 삼색이네 4남매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밤 산책을 엿본 것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고양이들은 이제 더 이상 거리낄 게 없다는 듯이 낮이고 밤이고 모습을 드러냈다. 삼색이가 이번에 자리 잡은 곳은 아무래도 우리 담벼락 옆으로 바짝 붙어있는 빨간 지붕 폐가의 지붕인 것 같았다. 볕이 좋은 낮에 옥상에 올라가 담벼락 너머를 쳐다보면 삼색이는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며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못 본 사이 삼색이의 몸집이 조금 작아진 것 같기도 했다.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육아는 고된 것이 틀림없었다. 새끼들에게 붙들려 시달리다가도 해가 저물면 고양이들은 우리 집 마당으로 와서 밥을 먹었다. 새끼 고양이들이 담을 타기 전까지 우리 집은 .. 2023. 2. 27.
43 자두의 시간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3화 - 자두의 시간 황간의 길고양이들(3) 그 여름, 대추나무 아래 냐-냐- 소리가 들렸다. 들릴 듯 말 듯 끊어질 듯 말 듯, 작지만 분명하게 냐-냐- 하고 들려와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걸었다. 부엌에서 이어지는 뒷마당 옆 삼색이네 담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무엇이 소리를 내는지 알 수 없어서 물건을 몇 개 쌓아 담을 넘어가 보니 풀숲이 우거진 발밑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냐냐, 울고 있었다. 외따로 떨어진 삼색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주 작았는데, 삼색이의 새끼들과 비교해보아도 더 조그마했다. 우리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울어서 급한 대로 손바닥만 한 고양이를 박스에 담아 동물병원으로 .. 2023. 2. 25.
42 이웃집 삼색이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2화 - 이웃집 삼색이 황간의 길고양이들(2) 남의 집 살이의 설움을 딛고 배불리 밥을 먹고 돌아가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는 일은 우리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행복은 늘 불행과 함께 온다는 말처럼 매일같이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고양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통에 강아지들이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짖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술래잡기라도 하는지 고양이들이 몸을 숨긴 채 마당으로 내려오면 낌새를 알아챈 강아지들이 힘껏 달려가 온 동네가 떠나가라 짖는 일이 반복됐다. 율무가 달려가면 고양이들은 훌쩍 담 위로 올라가 유유히 사라졌고 후추와 율무는 분한 듯 억울한 듯 한참을 짖었다. 개 짖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 시골이었지..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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