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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기록/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37

컨테이너 하우스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7)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중에 밭에서 주로 마주치는 것 중 하나가 농막이다. 농막이란 농사에 편리하도록 농장 가까이에 지은 간단한 집으로 농기계나 필요한 자재 등을 보관하는 창고였는데 요즘에는 취사 휴식을 겸할 수 있게 되었다. 2012년 이후 법적으로 수도 및 가스 등의 설비가 가능해지면서 농막을 소형주택, 주말농장, 소형별장 등으로 활용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참고로 지자체 별로 수도, 가스, 데크, 정화조 허가 문제가 다를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농막의 최대 장점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신고허가가 쉬워 접근성이 좋다. 다주택자 혹은 다주택을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즐겨찾고 있다. 농막은 6평 이하를 기준으로 설치가 가능한데 6평은 원룸 수준의 크기로 평.. 2022. 6. 17.
정자 대신 파빌리온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6)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중에는 정자가 있다. 특히나 충청도 지역에는 밭 한 가운데도 정자가 우두커니 있는 경우도 있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정자도 시멘트로 지은 것부터 나무와 기와로 지은 것 오두막 스타일, 한옥 스타일 등 많다. 우리 윗 집도 정자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손님들이 놀러오면 항상 그 정자에서 차를 드시고 고기를 구워드시는 걸 볼 수 있었다. 나는 정자를 지을 돈은 없고 그 비스무리한 것은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파빌리온이었다. 검색에 검색, 검토에 검토를 걸쳐 결정된 것이 파빌리온이다. 정자, 파빌리온, 가든아치 등은 가설건축물에 해당한다. 그런데 파빌리온, 가든아치는 분해와 설치가 가능하기에 신고 없이 설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군청에서도 특별히 민원이 들어.. 2022. 6. 16.
정원 길 만들기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5) 길을 만들고 그 길을 걷는 상상을 한다. 길 양 옆으로는 잘 가꿔진 수풀들이 회양목이나 베롱나무, 라일락 등이 피고 지는 길을 걷는 상상. 버드나무 잎이 바람에 날리거나 정원 가운데 파고라를 타고 자라는 등나무에서 피는 등꽃 향기들. 꿀벌들이 붕붕대고 작은 새들이 벌레를 잡아가는 정원. 그 곳의 정원에는 벽돌로 바닥을 치장한 길이 있다. 대문까지 이어지는 길이 삐뚤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퇴사를 하고 최근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대문까지 이어지는 길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사실 컨테이너를 하나 들이기로 해서 정비가 필요했다. 길을 만드는 일은 이제 없을 거라 생각했었지만 다시 노동이 시작되었다. 조적용 형광실을 샀다. 수평 수직은 잘 모르겠지만 양쪽으로 팽팽하게 잡아당겨 표시해 두면 곧은 길은.. 2022. 6. 15.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4 : 거대 마시멜로, 곤포 사일리지 어렸을 적 추석에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벼 수확이 끝난 논밭에 마시멜로처럼 동그랗고 하얀 거대한 무언가가 보였다. 그걸 보면 거대한 마시멜로가 생각이 났다. 뭐라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해 마시멜로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것의 정체는 늘 궁금한 미지의 것이었다. 시골에 내려와서 보니 거대한 마시멜로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것에 대해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주변에서 알려준 것은 아니었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되어 알게 되었다. 그것의 정체는 원형 볏짚이다. 정확한 명칭으로는 ‘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라고 한다. 콤바인이 알곡들을 걷고 지나가면 뒤에 남는 볏짚들을 동그랗게 말아 비닐로 포장해둔 것이다. 왜 그런 일을 하는가. 축산 농가에서 소들의 사료로 사가기 때문이다. 거대한 마시멜로는 소들이.. 2021. 10. 8.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3 : 대나무 진격의 대나무 시골에 내려와서 첫 집에는 밭 뒤편으로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병풍처럼 집을 감싸고 바람이 불면 쏴아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는 청량감 있는 소리를 내는 그런 대나무들 말이다. 대나무들 뒤로는 야산이었는데 어느 집안의 선산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데군데 굉장히 오래된 무덤들이 있었다. 대나무가 이 무덤들을 가려주어 무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다. 무덤을 발견한 건 이사 온 뒤 1년이 지난 시점에 집 뒤편 산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우연히 발견했을 정도니까. 대나무 일부가 우리집 경계구역으로 넘어와 자랐다. 텃밭에 토마토 같은 지지대가 필요한 작물들을 심을 때 그 대나무를 베어다가 지주대로 세울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했다. 닭장 문도 대나무를 베어다가 만들어 썼다. 텃밭으로 강아지들이 .. 2021. 9. 10.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2 : 물까치 도시에서는 존재 자체를 몰랐는데 시골에 와서 처음 알게 된 녀석 중 하나가 물까치이다. 물가에 살아서 물까치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까치는 몸 색깔이 물색갈과 비슷하다 하여 물까치이다. 까치와 같이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는 회색 몸통과 하늘색 날개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 물까치는 계문강목과로 분류해보자면 동물계 척삭동물문 조류강 참새목 까마귀과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동물계는 동물, 식물, 균, 원핵생물 등으로 나뉘는 큰 틀 중에서 동물에 속한다. 척삭동물문은 쉽게 말해서 척추 같은 중추 신경계를 이루고 있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정확히 척삭은 척수 아래로 뻗어 잇는 연골된 줄 모양의 물질인데 자세히 들어가면 복잡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척삭동물문 중에서 조류강, 우리가 흔히 아는 .. 2021. 7. 12.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1 : 참새 내가 어릴 적 우리집은 아파트 단지에서 쌀집을 했었다. 아침이면 참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는 것이 일상이었다. 가끔 가게 안으로 용기있는(?) 참새가 날아들기도 했다. 근처에 카센터 사장님은 쥐끈끈이에 낱알을 붙여두고 참새를 잡아서 참새구이를 해 먹는 모습을 가끔 볼 수도 있었다. 만화 식객에 따르면 옛날에는 참새 한 마리가 달걀 하나 값이었지만 요즘은 귀해서 닭 한 마리 값이라 한다. 어른들이 나에게도 먹어보라 했지만 먹어본 적은 없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도시에서 새가 보이면 제비 아니면 참새였다. 그런데 90년대 후반이 되면서 이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비둘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2000년대가 되면서 ‘닭둘기’가 참새를 잡아먹는다는 괴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더구나 학교 매점에서 파는 닭.. 2021. 6. 3.
시마것 030 :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많이 마주치는 것들, 비둘기 어느덧 사마것 30번째 글이다. 10번째마다 특별편을 구성했었는데 이제 일상이 그래서인지 특별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좀 더 평범한 것을 떠올려보다가 비둘기가 떠올랐다. 비둘기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 더 많이 마주치는데 시골에서 마주치는 비둘기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비둘기가 총 289종이나 될만큼 다양한 종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중에 우리나라에는 6종이 서식을 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집비둘기이다. 도심의 공원이나 빌딩, 교각 아래에서 흔히 발견되는 새이다. 누구나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그 비둘기가 바로 집비둘기다. 시골에는 집비둘기보다는 멧비둘기를 마주치게 된다. 물론 멧비둘기도 도시에서 볼 수 있다. ‘멧’이라는 글자에서.. 2021. 5. 13.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29 : 꿩, 장끼, 까투리, 꺼병이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카테고리가 있다면 단연코 동물이다. 그 중에서 포유류 친구들은 흔히 보이지 않아 아쉽고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조류이다. 오늘은 그 조류 중에 꿩을 소개해 볼까 한다. 도시에서 삼십여 년 넘게 사는 동안 꿩과 마주친 일이 없었다. 그런데 시골에 내려오자 꿩이 심심찮게 마주친다. 꿩이라는 녀석이 대체로 멍청한 편이라 도로에서도 마주치고 밭에서도 마주치고 그냥 흔하게 마주친다. 야생동물이라면 모름지기 먼저 사람을 발견하고 숨거나 날아가는 것이 보통인데 꿩은 우리가 먼저 발견하는 일이 더 많다. 어제도 집에 가는 길에 꿩 부부와 마주쳤다. 남편은 장끼, 아내는 까투리로 부르는 꿩. 꿩의 새끼는 꺼병이라고 부른다. 꿩병아리에서 꺼병이, 꺼벙이라고도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2021. 5. 3.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28 : 나만의 정원 지금까지 내 정원을 가져본 적이 없다. 헤르만 헤세 산문집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의 첫 문장이다. 나도 정원을 가져본 적이 없다. 태어난지 석 달만에 서울로 이사해서 쭉 도시생활을 해온 터라 내 정원이라는 것을 가져 본 일이 없다. 시골에 내려오고 첫 집에서는 텃밭이 있어서 텃밭을 가꾸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사한 집에는 잔디가 잔뜩 깔려있었다. 옹벽펜스에는 어설프게 장미가 심어져 있었고 집 한 편으로 작은 텃밭이 있어 텃밭을 가꾸는데 시간을 쏟았다. 회사에 나갔고 틈틈이 집을 돌봤다. 정원을 만드는 일은 늘 마음 속에 염원이었다. 그러다 올 겨울이 가실 무렵 봄이 오는 듯 마는 듯 하던 그 때, 담장을 쳤다. 후추와 율무 덕분이었다. 담장을 짓고나니 내 정원이 생겼다. 아내의 로망 중 하나가 자신만.. 2021. 4. 8.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27 : 담장(4) 긴긴 겨울의 고민을 태풍급 바람이 한 번에 날려주듯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주문한 자재가 금요일에 도착할 거라는 말에 금요일 연차를 냈다. 그리고 목요일 저녁 퇴근 후에 터파기를 시작했다. 삽 자루 하나를 쥐고 잔디를 네모나게 잘라냈다. 낑낑거리며 잔디를 뜯어낸 후 땅을 파기 시작했다. 삽이 푹푹 들어가줘야 하는데 찔러넣을 때마다 돌부리가 걸렸다. 반발력이 팔꿈치에 전해져 아팠다. 두 시간을 넘게 낑낑거리고 담이 될 자리를 파내고 나니 아내가 너무 애쓰지 말고 들어오란다. 그래, 돈 아끼려다가 병나면 병원비가 더 든다. 돈만 아끼지 말고 몸도 아껴 써야 한다 다음 날 점심에 자재가 도착했다. 트럭 기사님께 영수증을 달라 하니 부가세 10%를 더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거 법이 바뀐 게 언제인데 아직.. 2021. 3. 10.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26 : 담장(3) 고민을 하는 동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제는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겨우내 땅이 얼어서 공사를 못 하니 미루어 두었지만 이제는 담장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일단 움직이기로 했다. 돈이 별로 없으니 몸으로 때우자. 지난가을에 축대나 조경석 쌓기 견적을 받아보니 이백만 원을 달란다. 포크레인 하루 부르는데 오십만 원, 조경석 돌값만 생각하면 안 된다. 25톤 트럭이었나 조경석을 트럭에 싣고 오는 비용만 해도 또 이십오만 원, 인부들 품삯에 기타 잡비까지 하면 일이백은 그냥 나가는 거라고 했다. 이걸 마무리 해야 담장을 짓는 것이다. 집 주변에 팔려고 내놓은 땅을 다지면서 나온 자연석들이 보였다. 땅주인에게 허락을 구해 자연석 몇 개를 가져가기로 했다. “어떻게 가져가시게?” “구르마에 옮겨서 잘 끌고.. 2021.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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