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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기록/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시마것 030 :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많이 마주치는 것들, 비둘기

by 구루퉁 2021. 5. 13.

 

어느덧 사마것 30번째 글이다. 10번째마다 특별편을 구성했었는데 이제 일상이 그래서인지 특별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좀 더 평범한 것을 떠올려보다가 비둘기가 떠올랐다. 비둘기는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서 더 많이 마주치는데 시골에서 마주치는 비둘기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비둘기가 총 289종이나 될만큼 다양한 종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중에 우리나라에는 6종이 서식을 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집비둘기이다. 도심의 공원이나 빌딩, 교각 아래에서 흔히 발견되는 새이다. 누구나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그 비둘기가 바로 집비둘기다.

시골에는 집비둘기보다는 멧비둘기를 마주치게 된다. 물론 멧비둘기도 도시에서 볼 수 있다. ‘이라는 글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산비둘기다. 주로 야산이나 구릉에서 살고 검은 갈색 빛깔 깃털과 잿빛 깃털을 가지고 있다. 볍씨나 곡물을 섭취하여 농작물에 다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어 유해조수로 포획하기도 한다. 지난 에세이에서 밭에 옥수수를 심으려면 비둘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멧비둘기들이 옥수수 알곡을 심는 걸 지켜보다가 사람이 사라지면 흙을 파헤쳐 알곡을 먹고 가기도 한다.

양비둘기는 집비둘기와 매우 닮았는데 멸종위기종 2급으로 우리나라엔 100개체 정도 남아있다고 한다. 도시에 사는 집비둘기들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흰색 허리의 2열의 줄무늬와 꼬리의 흰색 밴드 문의라고 한다.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는 꼬리깃 정도가 유일한 구분점으로 보여진다. 집비둘기는 꼬리깃이 검거나 회색빛이라면 양비둘기는 하나의 꼬리 깃털 중간이 하얀색 그라데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진을 놓고 비교해봐도 구분이 쉽지가 않다.

그 밖에 비둘기는 흑비둘기(천연기념물 215)와 녹색비둘기, 염주비둘기가 있다. 셋다 흔하지 않은 비둘기로 흑비둘기는 울릉도와 남해 도서지역에서 드물게, 녹색비둘기는 제주도에서 더욱 드물게 발견된다고 한다. 염주비둘기는 서해 앞바다에서 적은 수가 서식한다.

녹색비둘기. 블로그 '야생의 세계를 렌즈의 눈으로'의 자연사랑님의 사진

세 비둘기의 서식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비둘기는 원래 해안가나 절벽 등지에서 주로 서식하는 새였다. 도시의 빌딩 숲은 절벽과 환경이 매우 유사하다. 비둘기가 도시에 자리를 잡을만한 환경인 것이다.

도심의 비둘기를 떠올려보자. 고개를 주억거리며 날기보다 걷고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이 재빠르지가 않다. 왜일까? 길들어져서? 공원에서 사람들이 모이를 주는 경우보다 비둘기를 쫓는 경우가 더 많은데? 도심에서 살고있는 비둘기는 대부분 청력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도시의 소음공해로 인해 청력이 떨어진 비둘기는 사람이 다가가는 발소리조차 잘 듣지 못하게 된 것이다. 주로 시각에 의존해서 포식자(?)로부터 도망을 치는 셈이다. 우리가 더럽다고 여기기도 하는 도시의 집비둘기에게도 도시 때문에 얻게된 애환이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는 녹색비둘기를 보고 싶다. 사진을 통해서 보면 노란빛과 녹색 빛깔의 깃털들을 가지고 있다. 앵무새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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