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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기록/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2 : 물까치

by 구루퉁 2021. 7. 12.

 도시에서는 존재 자체를 몰랐는데 시골에 와서 처음 알게 된 녀석 중 하나가 물까치이다. 물가에 살아서 물까치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물까치는 몸 색깔이 물색갈과 비슷하다 하여 물까치이다. 까치와 같이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는 회색 몸통과 하늘색 날개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

날개와 꼬리에 청회색, 물빛 깃털들을 가지고 있다. Photo by 구루퉁

물까치는 계문강목과로 분류해보자면 동물계 척삭동물문 조류강 참새목 까마귀과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동물계는 동물, 식물, , 원핵생물 등으로 나뉘는 큰 틀 중에서 동물에 속한다. 척삭동물문은 쉽게 말해서 척추 같은 중추 신경계를 이루고 있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정확히 척삭은 척수 아래로 뻗어 잇는 연골된 줄 모양의 물질인데 자세히 들어가면 복잡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척삭동물문 중에서 조류강,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조류이다.

새라고 부르는 그 조류. 그 중에서도 참새목이란다. 놀랍게도 새의 모든 종 수의 거의 절반 이상이 참새목이다. 3개 아목에 145여 개의 과를 이루니 현존하는 조류의 약 60%를 차지한다. 물까치는 그 중에 까마귀과 새다. 까마귀과는 까마귀, 까치, 어치, 청까치, 녹까치, 물까치 등이 있다고 한다. 까마귀와 까치가 사촌지간이라니, 어쩐지 하는 짓들이 비슷하다.

앞서 시골에서 자주 보이는 새들에 관한 글에서 까마귀와 까치는 쓰레기봉투를 잘 찢는다고 소개를 한 바가 있다. 그리고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까치와 까마귀는 적이 나타나면 상호협력을 해서 방어하기도 한다고 소개했었다. 사촌끼리 돕고 사는 셈이다. (참고 :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5 : 새 (tistory.com))

그런데 물까치는 그 떼를 지어 다니는 깡패 같은 새 중에서 일진에 속한다. 비유에 다소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있지만, 어릴 적에 일진을 생각해보면 한 명씩만 보면 그렇게까지 나쁘거나 성격적 결함이 있어 보이진 않는데 꼭 뭉쳐 다니면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사고를 치는 무리였다, 어쩌면 이 비유가 딱 맞을 수도 있다.

아침에 산책을 하다가 물까치들이 몰려 다니기에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물까치는 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대개는 10여 개체에서 많게는 30개체 이상이 집단생활을 한다. 겨울철에는 특히 큰 무리를 지으며 60~70여 마리 이상의 무리를 짓기로 한단다. 이 무리는 못 먹는게 없다. 벌레, 개구리, 나무 열매에서부터 물고기, 짐승 사체, 음식물 쓰레기까지 먹는다. 심지어 쥐나 뱀을 사냥하기까지도 한다. 물론 대형조류로 분류되는 새들에게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이 일진들은 자기 영역에 들어온 까치를 집단 공격을 하거나 까마귀들을 내쫓기도 한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가는 텃새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물까치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물까치는 돌고래처럼 주로 가족생활을 하고 가족이 공격받으면 집단 방어를 하는 것일 뿐이다. 더불어 이들은 공동육아를 하는 보기 드문 가족애가 있는 새이다. 어미가 약하거나 죽었을 경우 이모, 삼촌, , 누나들이 먹이를 갖다 주며 공동으로 유조를 키운다. 최근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죽으면 주변의 가족들이 사체에 모여서 추모를 하는 듯이 한동안 머물러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까마귀는 무리 중에 누군가 죽으면 모여서 원인을 분석하는 모습을 보이고 까치는 부리고 쓰다듬거나 꽃을 가져다 두는 등 애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이 이야기가 뜻하는 바는 까마귀과 새들이 생각보다 매우 똑똑한 녀석들이라는 것이다.

 

물까치가 똑똑하다 보니 저들끼리 노는 모습들도 보인다. 거실에서 촬영. 

마지막으로 다행스러운 점으로, 물까치는 멸종, 멸종 위기, 관심필요 중 관심필요, 그리고 최소관심 종이다. 똑똑한 녀석들인 만큼 잘 살아남은 것일 터다. 앞으로도 물까치가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등 자연재해 속에서 끝까지 잘 살아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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