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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퉁의 기록/자유 에쎄이27

질문의책Q4 -나를 찾아가는 질문 그레고리 스톡의 질문의 책 Q4.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관절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약을 복용한 사람의 1%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 약을 시판하는 것을 찬성합니까? 약이 출시되려면 우리는 임상시험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절차를 간략히 확인해 보자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여 비임상시험 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한다. 임상은 1상, 2상, 3상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하여 허가당국(식약처, FDA 등)의 승인을 받은 뒤 시판을 하게 된다. 정식 승인 하에선 사전에 고지 되지 않은 포괄적인 부작용에 대해 제약사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잠시 상식으로 알고 넘어갈 부분은 임상시험과 생동성시험은 다른 시험이다. 임상은 쉽게 말해.. 2023. 1. 2.
질문의책Q3 -나를 찾아가는 질문 그레고리 스톡의 질문의 책 Q3. 당신은 앞으로 일 년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일 년 뒤에 그토록 행복했던 일 년간의 시간을 전혀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일 년간의 행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만약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억이 없다면 내가 존재할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를 기억하고 이 기억의 연속성을 통해 나는 존재하게 된다. 기억이 없다면 과거가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고 현재를 인식한다면 나는 갑자기 존재하게 된다.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나에 이르렀듯이 나의 기억이 보존되지 못하고 경험을 회상할 수 없다면, 일 년간의 행복이 내가 될 수 없으므로 무의미하다고 본다. 이것은 의식의 영역이다. 그런데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기억,.. 2022. 12. 30.
질문의책Q2 -나를 찾아가는 질문 그레고리 스톡의 질문의 책 Q2. 당신은 오늘 밤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이 죽어야 할 운명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누군가에게 꼭 했어야만 했는데 미처 하지 못해서 참으로 후회스럽기 짝이 없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까? 있다면 그것은 무슨 얘기입니까? 그리고 당신은 왜 아직까지 그 이야기를 하지 못했습니까? 부치지 못한 편지, 걸지 못한 전화, 그런 느낌의 이야기일까? 자기 고백이라거나 숨겨온 진실들. 그런 것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어깨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그들의 눈빛, 목소리는. 대학시절 문예창작학과 소설 강의 중엔 콤플렉스를 써오는 강의가 있었다. 나의 콤플렉스를 강의실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동기, 선후배들 앞에서 읽어야 했다. 대부분 읽다가 훌쩍거리고는 했다. 떨리는 목.. 2022. 12. 29.
질문의책Q1 - 나를 찾아가는 질문 그레고리 스톡의 질문의 책 Q1. 당신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함께 살려면 먼 타국으로 이민을 가야만 합니다. 당신은 앞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당신은 기꺼이 그 사람을 따라가겠습니까? 나는 이미 귀촌을 하면서 위와 같은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 아내가 먼저 귀촌을 원해서 옳다구나 귀촌 길에 올랐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아내도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이곳에 온 지가 어느덧 5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마당을 갖게 된 것이 너무 좋았다. 잔디를 가꾸고 강아지들을 마음껏 뛰놀게 했다. 마당에 불을 피워 고기도 굽고 친구들도 초대해서 파티도 했다. 텃밭도 가꾸고 마음이 가는 대로 식물들도 사들였다. 가족들.. 2022. 12. 28.
Essay023 : 극적 상봉-시골 개 구조기(4) Essay023 : 극적 상봉-시골 개 구조기(4) 견주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관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끼들의 성비는 암컷 3마리와 수컷 1마리였다. 우리는 암컷 중에서 가장 덩치가 작아 도태될지도 모르는 녀석과 수컷 1마리를 데려왔다. 그냥 두면 근친교배가 될 것 같아서, 일부러 수컷을 데려왔다. 분유를 탄 물에 어린 강아지용 사료를 불려서 배불리 먹였다. 새끼들은 배가 빵빵해져서 우리가 마련해준 폭신한 잠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먹고 자고 싸는 것이 일이라 배불리 먹이면 딱히 어미를 찾는 것 같지도 않았다. 새끼 강아지가 있다는 소식에 지인이 놀러 왔다. 지인들은 한 바탕 견주를 욕하곤 새끼들을 잔뜩 구경하고 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우리는 두 마리라도 좋은 곳으로 보내주기 위해 다시 입양.. 2022. 4. 23.
Essay022 : 훈수의 운명-시골 개 구조기(3) Essay022 : 훈수의 운명-시골 개 구조기(3) 다섯째 날은 일요일이었고 월요일이 되면 경찰서에 가서 땅주인이 견주인지 알아보러 갈 참이었다. 이런 절차들을 밟아둬야 추후에 진짜 견주가 나타나 문제제기를 할 때 ‘견주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여 분양’이라는 카드가 된다. 우리는 닥수도 찾지 않았고 그 전에 닥스훈트 한 쌍도 주인을 못 찾았으며 창고에 연락처를 붙여두었음에도 일주일이 다되어가도록 연락이 없었기에 주인이 없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그래서 입양처도 알아보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사진도 뿌려댔다. 주변에 닥스훈트를 입양할 사람이 있는 알아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후추, 율무, 훈수를 데리고 다같이 동네 산책에 나서는 길이었다. 다음 날 파출소에 갈 계획도 세워놨고 새끼들.. 2022. 2. 24.
Essay 021 : 개 일곱 마리와 함께 살기-시골 개 구조기(2) Essay021 : 개 일곱 마리와 함께 살기-시골 개 구조기(2) 우리는 훈수와 새끼 강아지 네 마리를 데려왔다. 개 집 위에 준비해 온 종이에 견주님 되시는 분이시면 연락을 달라는 문구와 연락처를 써 붙였다. 유기견이면 모르되 정말 주인이 그 곳에서 키우기로 한 것이라면, 물론 방치와 학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개도둑이 되는 일은 피해야 했다. 새끼들을 가방에 넣자 훈수가 쫄래쫄래 따라와서 비교적 수월하게 데려올 수 있었다. 모견과 자견 합이 다섯이나 되는 강아지가 우리 집에 들어오자 후추와 율무는 꽤나 놀란 눈치였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그날부로 후추와 율무는 쭈구리가 되었다. 훈수는 제 집처럼, 혹은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살펴보느라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 2022. 2. 16.
Essay 020 : 닥수 훈수 - 시골 개 구조기(1) FreeEssay 020 : 닥수 훈수-시골 개 구조기(1) 닥수와 훈수를 만난 건 예년처럼 집 앞의 강 길을 따라 트래킹을 하다가였다. 우리는 해마다 겨울이 되면 후추와 율무, 아내까지 온 가족이 함께 강 길을 따라 운동 겸 트래킹을 했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이내 길이 끊기고 사람을 마주치지 않기 때문에 그 길을 선호했다. 그 날따라 평소 가던 길 보다 좀 더 멀리까지 갔다. 옛날 파이프 공장 터가 있던 곳으로 작년 봄에는 멧돼지 소리에 겁먹고 돌아섰던 길이었다. 그 날은 무슨 일인지 공장 터를 지나서까지 걸었고 시멘트벽돌로 만들어진 작은 창고가 보이자 마침내 닥수와 훈수를 만나게 되었다. 닥수와 훈수는 닥스훈트 강아지다. 닥수는 수컷, 훈수는 암컷 강아지다. 즐겨보는 웹툰에 서브케릭으로 나오는 닥스.. 2022. 2. 15.
Essay 019 : 스텐드업 코미디 아내와 함께 대구에 나들이를 다녀오는 길에 차에서 아내가 말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인생을 통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스탠드업 코미디는 ‘유병재’씨처럼 무대에 서서 하나의 마이크만 들고 말로써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 형식이다. 미리 짜놓은 꽁트를 주로 하는 한국 코미디언들과 달리 서구권에서는 이러한 형식을 하는 사람들을 일반적인 코미디언으로 여긴다. 일본의 만담과는 또 다르게 혼자서 입담만으로 관객을 휘어잡아야 한다. 애드립도 아니고 시사도 아니다. 입담으로 치면 트위터, 말장난이나 상황들은 수많은 짤방들이 난무한다. 그렇다보니, 사실 그래서인 것은 아닐테지만 한 가지 주제, 주로 개인적인 경험담들을 가공한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는 관객들이 듣지 않으니 나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주로 해학.. 2021. 12. 8.
Essay 018 : 딩크족 우리 부부는 딩크족이다. 정확히는 딩펫족. 네이버로 검색을 해보면 두산백과에 다음과 같이 정의가 나온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이다.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자이다. 여기에서 펫을 키우면 딩펫족이 된다. 정의에 나오는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무얼까? 정상이라니. 인간의 삶과 형태가 다양한데 정상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유교에 있는 것일까? 정상적인 부부생활이라 하면 성생활을 뜻하는 것일까? 일주일에 1~2회의 성생활이면 정상일까? 아니면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부부를 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것들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이라는 소리다. ‘일반적’이라는 .. 2021. 5. 14.
Essay 017 : 심란, 우울 마음이 심란한 날들이 있다. 그냥 이유가 없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다. 날씨가 궂어서 기분이 영 풀리질 않는다. 심난하기 때문에 심란해진 걸까. 잘 생각해보면 형편이나 처지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심란할까.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어차피 할 일도 다 끝내둔 상태라 꼭 해야 할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 어지러운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워서다. 코로나블루인가. 여행을 가면 좀 나아질까. 여행을 다녀오면 나아지는 것은 그때뿐이었다. 삶이 더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없고, 내 삶을 더 나은 삶으로 바꿔나가고 싶은 욕망은 크다. 과도하게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려다 보니 우울증이 온 거라고? 모순이다.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든다는 것은 ‘살고 싶은 욕구’이고, 우울증은 .. 2021. 5. 4.
Essay 016 : TV수신료에 대한 오해 요즘 TV수신료에 대한 이슈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LH사태, 보궐선거 등의 이슈들이 메인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온라인 뉴스를 보면 TV수신료에 대한 이야기들도 수면에 떠 오르고 있다. 주유할 때 기름에 유류세가 붙지 않는가? 방송을 수신할 때는 수신료가 붙는다. 기름은 사용량에 따른 정률제이지만 TV수신료는 정액제인 셈이다. 쿡티비나 넷플릭스를 정액제를 내고 보는 것과 같다. 여기서 사람들이 기분이 나빠진다. ‘나는 KBS는 보지도 않는다.’, ‘나는 이미 인터넷TV에 돈을 내고 보고 있다.’ 이런 말들을 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KBS 보지도 않는데 왜 TV수신료를 내야 하는지 따지고 드는 것일까. 그것은 TV 수신료의 91% 가량을 KBS에서 가져가기 때문이다. EBS가 3%, 위탁수수료가 ..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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