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루퉁의 기록/자유 에쎄이27

Essay 015 : 햄스터를 키우려면 햄스터를 키우기로 했다. 털복숭이 친구를 하나 더 들이기로 한 것이다. 처음엔 셋째 강아지를 들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마음 속으로만 키우고 싶었는데, 아내가 셋째 이야기를 살짝 흘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셋이나 산책 시키고 케어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우리에게는 셋째 강아지는 불가능. 그래서 포기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햄스터 사진을 보내왔다. 와……. 너무 귀엽잖아. 잊고 살았다. 햄스터의 귀여움을. 나이 서른이 넘어서 햄스터라니. 햄스터는 초등학생, 중학생만 키우는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관념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자그맣고 귀여운 털복숭이를 잊고 살았다니. 아내가 나의 작은 털복숭이들 사랑에 불을 질렀다. 나의 부모님은 털복숭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유년 시절 동물 친구들을.. 2021. 2. 5.
Essay 014 : 신조어, 잼민이 '무작정 묻는 사람' 신조어가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링크로 오세요~ 검색량이 많아 추가해보았습니다. 인터넷 신조어들 가운데서는 감으로는 뜻을 유추하기 어려운 신조어들이 등장하곤 한다. 그 중 최고봉은 ‘명생’이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 명생은 ‘이름을 새겨 넣은 찌’라고 나온다. 이 뜻은 아닐 거라는 확신에 차서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곳이 없다. 찾고 찾아 보니 주로 여초 싸이트에서 검색어가 걸린다. 그렇다면 페미니즘과 관련된 뜻일까? 답은 아니다. 명생은 “명예생활정보”라는 뜻이다. 한 여초 싸이트에서 생활정보를 공유하다가 정말 내용이 좋으면 운영자들이 명예생활정보 카테고리로 옮겨주던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명생감이다.’나 ‘개명생이네’ 따위의 말들이 사용되었다. 보통.. 2021. 1. 8.
Essay 013 :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무색(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2020년 12월 25일부터 의무화가 되었다. 전국 공동주택에서 의무화라고 하는데, 공동주택이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 등을 말한다. 단일 소유주의 다가구 주택은 이 공동주택이란 단어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단독주택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 의무화된 분리배출은 단독주택이나 단일 소유주의 다가구 주택에는 포함이 되지 않는 걸까? 공동주택에 의무화가 된 것은 아마도 재활용품 수거함 등의 이유에서일 것이다. 사실 그것과 상관없이 전국민이 지켜줘야 하는 일이다. 환경문제이지 않은가. 일주일에 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 환경문제가 코로나 다음으로 가장 큰 이슈이다. 지킬 수 없다면 모르되 지킬 수 있.. 2020. 12. 22.
Essay 012 : 소설 쓰기 소설을 쓰고 있다. 그 때문에 블로그에 에쎄이가 좀 뜸했다. 그랬더니 이내 조회수가 줄어버렸다. 슬픈 일이다. 사실 조회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카카오 애드핏을 단 뒤로 계속해서 신경을 쓰게 된다. 이것은 내가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아무튼 소설을 쓰고 있다. 나는 소설로 등단한 작가도 아니고, 등단을 희망하는 지망생도 아니다. 더구나 글쓰는데 등단제도는 필요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학을 전공했고, 소설 쓰기가 재밌다. 전공을 할 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쓰는 것이었고, 등단만이 목표였을 뿐이었다. 졸업을 한 후 십여 년이 흐르는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야 즐거운 글쓰기를 하고 있다. 글쓰기가 재미있으려면 목적이 없어야.. 2020. 12. 17.
Essay 011 : 포켓몬 스티커를 사니 빵이 왔어요 포켓몬 스티커를 샀는데 빵이 덤으로 왔어요. 때는 99년도. 치토스에서 나오는 따조가 한참 유행이 지났고 슬램덩크의 전성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던 것 같다. 혜성처럼 등장한 포켓몬스터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중학생이었을 무렵 샤니 빵을 사면 포켓몬스터 스티커가 들어있었다. 당시의 인기를 반영한 마케팅이었다. 결과는 엄청났다. 그 시절 초, 중고생들에게는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빵을 사 먹었던 기억들이 다 있을 것이다. 나도 스티커를 갖고 싶어서 빵을 사본 적이 있다. 500원짜리 샤니빵. 나는 그 중에 초코롤을 좋아했다. 부드럽고 내가 좋아하는 초코크림이 듬북 든 500원짜리 롤케이크. 그런데 초코롤을 사면 ‘또도가스’나 ‘로켓단’의 케릭터들만 자꾸 나오는 것이다. 몇몇 친구들은 전설의 ‘뮤’같은 스티커를 가.. 2020. 12. 7.
Essay 010 : 1:1 해외 결연 아동 후원 2014년,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해외 결연 아동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7년째. 거의 지구 반대편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는 아이를 후원을 했는데 그 아이가 올해 18살이 되면서 이번 달이 마지막 후원이 되었다. 후원하고 있는 다른 아이도 있지만, 이 아이가 첫 후원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벌써 성인이라고? 후원 내역을 살펴보니 해마다 꼬박꼬박 선물금도 따로 챙겨 보내줄 만큼 정이 많이 든 아이다. 아, 이젠 아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만. 이 친구가 커 가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서 7년 동안 지켜봐 오니 후원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새로운 생명을 갖기보다 이미 태어난 아이들에게 잘하자는 생각으로 후원을 시작했다. 내가 아이를 갖게 되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 2020. 12. 3.
Essay 009 :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유통기한 표시제도가 도입된지 35년이 지났다. ‘식품 유통기한 표시 제도’는 1985년에 도입되어 이제 모든 국민들이 식품을 구입할 때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는 기본 상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유통기한이라는 것이 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최종기한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통기한이라는 것은 식품이 부패하는 시점을 1로 봤을 때 여기에 안전계수 0.7을 곱한 기한이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식품을 구매하고 신선한 제품을 선별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식품기업을 위한 제도이다. 소비자 중심의 제도라고 보기엔 어렵다. 무슨 말일까? 유통기한은 식품을 유통할 수 있는 기한. 제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통’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것을 .. 2020. 12. 2.
Essay 008 : 정시출근 MZ세대라는 용어가 있다.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자주 바뀌어 온 것 같다. X세대, Y세대를 시작으로 N포세대, Z세대, 밀레니얼세대 등 다양한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나왔는데, 요즘엔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을 MZ 세대로 통합해 부르고 있는 추세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통합해서 부를만한 어떤 커다란 세대의 정서가 있다는 뜻이 되겠다. 이 MZ세대의 특징을 꼽자면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환경에 대한 친밀도와 SNS를 기반으로 한 소셜라이프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MZ세대가 이제 직업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직장에서 MZ세대에 대한 이슈들이 많아 이 세대를 설명하는 책들이 다수 출간되고 있는 실정인데, 그 중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재가 되었던 것은 ‘정시출근.. 2020. 12. 1.
Essay 007 : 미니카 학교 앞 문방구에 미니카 트랙이 있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은 모두 문방구 앞에 모여있었다. 당시 미니카를 구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었다. 돈을 주고 사는 방법과 뽑기를 통해 1등에 당첨되는 방법. 문방구 앞에 모여있는 아이들도 여러 부류로 나눠졌다. 엄마가 미니카를 사준 그룹과 용돈을 모아 산 그룹이 있고, 용돈을 모두 뽑기에 투자했다가 사탕만 잔뜩 가지고 있는 그룹과 미니카를 갖기 위해 별 노력을 하지 않는 그룹. 나는 마지막 그룹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미니카를 사는 것에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방영중이던 만화영화에서도 미니카가 등장해 가장 빠른 미니카는 아이들의 인기몰이를 했다. 아이들은 트랙 위에 자신의 미니카를 올려놓고 누가 더 빠른지, 그리고 360도 회전 트랙.. 2020. 11. 27.
Essay 006 : 악기 한 번씩 악기를 구매한다. 그 악기는 무슨 종류가 되었든 한 동안 나의 관심사가 되었다가 금방 방구석으로 밀려나 버린다. 처음 악기를 접한 것은 멜로디언. 유치원에서 배웠다. 리코더, 단소, 소고, 멜로디언, 케스터너츠, 탬버린, 트라이엥글. 여기까지는 초등학교를 나왔다면 한 번쯤 다루어 보았을 악기. 중학생 때였나, 초등학생 때 였나? 반에서 합주를 한다고 했다. 역할을 어떻게 나누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당시 나는 알토 리코더를 샀다. 보통의 리코더 보다 커다랗고 멋들어져 보였다. 가격도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었다. 처음 알토 리코더를 보았을 때 그 크기에 모두들 나를 주목해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반짝이는 플롯을 들고 온 친구가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그 반짝임과 명랑한 소리에 넋을 잃었다. 주.. 2020. 11. 26.
essay 005 : 귀촌했지만 직장인 서울에 있었을 때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 귀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시인들에게 귀촌이란 무얼까? 보통은 귀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향수에 젖는 사람과 평화로운 자연을 그리는 사람, 둘로 나누어 진다. 물론 크게 나누면 관심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사람이 있다. 아무튼 향수에 젖는 사람들은 과거 지방 소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이다. 이들은 부모님이 고향에 계신 경우 고향으로 귀촌한다. 혹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직업전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게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평화로운 자연을 그리는 사람은 대부분 시골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다. 여행을 통해 한두 번 시골에서 지내보고는 막연한 동경을 하는 것이다. 이쪽은 귀촌할 확률이 낮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충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 2020. 11. 18.
Essay 004 : 금연 68혁명 당시 외치던 구호가 있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상상력에게 권력을!’ 만큼이나 내게 큰 반향으로 다가왔던 구호.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 금지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흡연이다. 나는 청소년기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금연을 시도해 왔다. 결론만 말하자면 아직도 시도 중. 삼세번을 지나, 칠전팔기를 지나, 이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까지 왔다. 자잘한 금연시도는 세지 않았고 크게 결심하고 시도했던 금연시도만 이번이 8번째. 매번 방법을 바꿨고 실패를 어머니 삼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6번째와 7번째 금연시도에서 가장 성공에 가까웠던 것은 금연약. 바로 ‘챔픽스’되시겠다. 챔픽스를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살짝 지끈.. 2020. 11.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