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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기록/어쩌다 시골살이52

52주의 시간, 52편의 이야기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52화 - 52주의 시간, 52편의 이야기 남편과의 대담 : 어쩌다 시골살이를 마무리하며 ※ 2018.10.27 작성된 글임을 밝힙니다. 1년, 이라고 하면 길게 느껴지는데 52주, 라고 하면 짧게 느껴진다. 참 신기하다. 1년 동안 수요일마다 51편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주 글이 52화. 1년이다. 마지막에 다다라 처음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쓰는 쪽을 택했다. 졸업 후 1년 간 그렇다 할 작품을 하나도 쓰지 못한 나였다. 잘 써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나는 자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쓰자, 고 생각했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백 배 천 배 나았다. 그때 찾은 것이 바로 '브런치'였다. 시골살이 이야기를 연.. 2023. 3. 8.
51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진다는 것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51화 -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진다는 것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이쯤에서 들어보는 남편 이야기 ※ 2018.6.20 작성된 글임을 밝힙니다. 라는 제목으로 나의 시골살이를 연재한지도 반년이 되었다. 이쯤에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우리 부부는 2017년 4월에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작은 농가주택으로 내려와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글 속에서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브런치에 연재되는 모든 이야기들은 한 해 전의 일들이다. 그러니까 나는 2018년 6월 현재를 살며 2017년 8월의 지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지금 한창 브런치에 나오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래에서 과거의 삶을 바라보며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시간의 간극이 글 쓰기를 수월하게 .. 2023. 3. 7.
50 메밀이와 수수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50화 - 메밀이와 수수 메추리 프로젝트(3) 우리 집에 메추리가 산다 첫 번째로 알을 깨고 나온 메밀이는 조금 비틀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 삐약삐약, 큰 소리로 울었다. 그 소리에 후추와 율무가 부화기 앞으로 모여서 연신 코를 킁킁거렸다. 낯선 존재들의 마주침이 찬란했다. 메밀이는 메추리를 키우기 위해 따로 마련해둔 육추장으로 옮겨졌다. 어린 메추리는 체온을 잘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육추장에도 전구 하나를 켜주었더니 메밀이는 누가 알려주기라도 한 듯 전구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몇 분 뒤에 들여다보았더니 그 사이 털이 보송보송하게 말라서 더벅머리 새는 간데없고 말쑥한 새 한 마리가 육추장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 메밀이를 실제.. 2023. 3. 6.
49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8화 -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메추리 프로젝트(2) 태어날 때까지 태어난 게 아니다 가습기까지 설치해가며 메추리알을 굴려준지 일주일. 앞서 메추리를 부화시켜본 사람들 말로는 이 시기 즈음되면 어두운 곳에서 불빛을 비춰 메추리가 태어날 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빛을 비추었을 때 붉은 점이 보이거나 그 주위로 뻗어 나온 혈관이 보이면 메추리가 태어날 수 있는 알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투명하기만 하면 메추리가 태어날 수 없는 알이었다. 유정란을 샀다고 해도 무정란이 일부 섞여 있을 수 있는 데다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아 메추리가 자라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때문에 검란은 지금까지의 환경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는 중간평가이자 몇 마리가 태어날지 대략적으로 예상.. 2023. 3. 4.
48 꿩 대신 닭? 닭 대신 메추리!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8화 - 꿩 대신 닭? 닭 대신 메추리 메추리 프로젝트(1) 자급자족의 꿈을 향해 언제부터인가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강한 책임감에 제대로 묶여본 적도 없으면서 무언가에 얽매이는 것이 지독히도 싫었다.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변하고 이내 그것을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게 싫어서 부러 안주하지 않았다. 이 일이 아니어도 먹고살 수 있어. 여기가 아니라도 행복할 수 있어.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나는 내가 될 수 있었고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시골로 갑자기 내려온 것도 다르지 않았다. 낯선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꾸릴 수 있다는 자신감, 나는 그게 필요했다. 남편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그런 우리가 ‘.. 2023. 3. 3.
47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7화 -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황간의 길고양이들(7) 이별의 계절 선선하던 바람이 제법 쌀쌀해져서 곧 있으면 눈을 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올겨울 첫눈인가, 세상이 다 새하얗게 빛나는. 이곳의 겨울을 나는 알지 못한다. 눈이 오는 겨울은 잘 알지 못한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내 고향은 경남 쪽이라 눈이 자주 오지 않았으니까. 내가 자라는 스무 해 동안 나는 눈이 쌓일 만큼 온 광경을 손에 꼽을 만큼 봤다. 어쩌다 눈이 오는 내 고향에서는 눈이 조금이라도 쌓이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고 택시는 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눈이 쌓이는 것이 이벤트인 곳에서 나는 자랐다. 지금은 나도 눈이 퍽 좋지는 않다. 눈 내린 땅은 축축하고.. 2023. 3. 2.
46 고양이의 계보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6화 - 고양이의 계보 황간의 길고양이들(6) 그들의 내력 우물이 있던 자리에 빠진 고양이, 구출이를 구하면서 턱시도의 새끼들과도 안면을 텄다. 턱시도의 새끼는 총 세 마리. 엄마를 닮아 하얀 몸에 얼룩무늬가 있는 고양이, 등에 하트 모양의 갈색 털이 자란 삼색 고양이, 그리고 구출이가 턱시도네 3남매였다. 턱시도네 새끼들은 삼색이네 새끼보다 조금 더 늦게 태어났는지 크기가 더 작았다. 삼색이네 4남매가 담벼락에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도 턱시도네 새끼들은 아직 담을 타지 못하는 걸 보니 턱시도가 좀 더 늦게 새끼를 낳은 게 맞는 것 같았다. 고양이들을 유심히 지켜보다 턱시도네 새끼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이름을 붙여주게 되었다. 제일 먼저 까만 얼룩이 있는 새끼 고양이는 젖소. .. 2023. 3. 1.
45 고양이를 부탁해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5화 - 고양이를 부탁해 황간의 길고양이들(5) 고양이 구출작전 황간의 고양이들 중 가장 살가운 고양이는 삼색이었다. 처음에는 경계가 심했지만 어느 정도 친해지자 삼색이는 우리 다리에 몸을 비비며 살갑게 다가왔다. 밤에 마당에 나가면 냥냥,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도 삼색이었다. (반면 우리 동네의 또 다른 삼색이, 반반이는 이 구역의 실세로 모든 사람에게 하악질은 기본이고, 가끔 삼색이와 턱시도를 때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집고양이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삼색이는 우리에게 마음을 곧잘 내어주었다. 길고양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기에 필요 이상으로 가까운 관계가 되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삼색이는 늘 먼저 다가.. 2023. 2. 28.
44 삼색이네 4남매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4화 - 삼색이네 4남매 황간의 길고양이들(4) 삼색이네 4남매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밤 산책을 엿본 것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고양이들은 이제 더 이상 거리낄 게 없다는 듯이 낮이고 밤이고 모습을 드러냈다. 삼색이가 이번에 자리 잡은 곳은 아무래도 우리 담벼락 옆으로 바짝 붙어있는 빨간 지붕 폐가의 지붕인 것 같았다. 볕이 좋은 낮에 옥상에 올라가 담벼락 너머를 쳐다보면 삼색이는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며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못 본 사이 삼색이의 몸집이 조금 작아진 것 같기도 했다.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육아는 고된 것이 틀림없었다. 새끼들에게 붙들려 시달리다가도 해가 저물면 고양이들은 우리 집 마당으로 와서 밥을 먹었다. 새끼 고양이들이 담을 타기 전까지 우리 집은 .. 2023. 2. 27.
43 자두의 시간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3화 - 자두의 시간 황간의 길고양이들(3) 그 여름, 대추나무 아래 냐-냐- 소리가 들렸다. 들릴 듯 말 듯 끊어질 듯 말 듯, 작지만 분명하게 냐-냐- 하고 들려와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걸었다. 부엌에서 이어지는 뒷마당 옆 삼색이네 담장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아무리 찾아봐도 무엇이 소리를 내는지 알 수 없어서 물건을 몇 개 쌓아 담을 넘어가 보니 풀숲이 우거진 발밑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냐냐, 울고 있었다. 외따로 떨어진 삼색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주 작았는데, 삼색이의 새끼들과 비교해보아도 더 조그마했다. 우리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울어서 급한 대로 손바닥만 한 고양이를 박스에 담아 동물병원으로 .. 2023. 2. 25.
42 이웃집 삼색이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2화 - 이웃집 삼색이 황간의 길고양이들(2) 남의 집 살이의 설움을 딛고 배불리 밥을 먹고 돌아가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는 일은 우리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행복은 늘 불행과 함께 온다는 말처럼 매일같이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 고양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통에 강아지들이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짖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술래잡기라도 하는지 고양이들이 몸을 숨긴 채 마당으로 내려오면 낌새를 알아챈 강아지들이 힘껏 달려가 온 동네가 떠나가라 짖는 일이 반복됐다. 율무가 달려가면 고양이들은 훌쩍 담 위로 올라가 유유히 사라졌고 후추와 율무는 분한 듯 억울한 듯 한참을 짖었다. 개 짖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 시골이었지.. 2023. 2. 24.
41 몰래온 손님 뜰의 기록 : 어쩌다 시골살이 41화 - 몰래온 손님 황간의 길고양이들(1) 인연의 시작 따스하던 햇살이 뜨겁게 느껴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 집에 새로운 손님이 왔다. 이 손님은 노크도 기척도 없이 수시로 담을 넘어 다니면서 후추와 율무의 영역을 넘봤다. 너무나 감쪽같이 드나드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누군가가 왔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냈다. 몰래 온 손님의 방문을 먼저 알아차린 것은 강아지들이었다. 현관문을 열어두고 후추와 율무가 자유롭게 마당과 집을 오가도록 해두었더니 언제부터인가 온순하던 강아지들이 최선을 다해 짖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율무가 온몸을 들썩이며 맹렬하게 짖어댔는데, 그 소리에 놀라 달려가 보면 마당은 하냥 적막했다. 그런 일이 몇 번 있고 나서부터는 강아지들이 짖어도 ..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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