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의 오류는 몬테카를로의 카지노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서 몬테카를로 오류라고 불리게 된다. 1913년 8월 18일 모나코 몬테카를로의 보자르 카지노에서 게이머들의 탄식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룰렛 게임에서 12번이 넘도록 구슬이 검은색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제 때가 되었다!' 도박사들은 빨간색에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탄식 소리.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하고 더 많은 도박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박사들은 연속해서 검은색에 구슬이 떨어질 확률을 계산했다. 그리고 수중에 든 모든 칩을 빨간색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검은색으로 떨어지는 구슬. 빨간색과 검은색, 맞추기만 하면 걸어둔 돈의 2배를 받는다. 계속해서 검은색에 돈을 걸었다면, 2×2×2× … 2의 12승, 전재산이 만 원이고 모두 걸었다면 4천만원이 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계속해서 빨간색에 돈을 걸었다. 계속해서 검은색이 나왔으니 이제는 빨간색이 나올 것이다. 20번이 넘어가자 전재산을 거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 구슬은 결국 27번째에 가서야 빨간색에 멈추었다. 연속 26번이나 검은색으로 구슬이 떨어질 확률! 사람들이 돈을 걸 수록 돈을 벌었던 것은 카지노였다.
이 도박은 50%의 확률이다. 이전의 게임은 이번 게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말 그대로 운의 영역.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서 빨간색이 나올 차례라고 확신했던 것일까.
정기적 개연성에 대한 원리의 의미를 오해함으로써, 과거에 관찰했던 것과는 반대되는 것을 미래에 대해 예상하는 잘못을 범하는 것을 말한다. 확률적으로 독립적인 사건에 대해, 이전 사건의 발생 확률에 근거하여 다음 번에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착각하는 현상이다. ‘몬테카를로 오류(Monte Carlo Fallacy)’라고도 하며, ‘기회의 숙성 오류 (Fallacy of the maturity of chances)’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흔히 생기는 오류이다. 예를 들면 로또당첨 같은 것들이다. 로또는 매회마다 당첨될 확률이라는 것이 정해져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계속해서 당첨이 되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당첨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나 '1년 동안 로또를 샀으니, 이번에는 당첨될거야!'라고 믿는 경우다. 로또는 매회 당첨확률이 정해져있는데, 1년 동안 로또를 산 일이나 연속으로 당첨이 되지 않았던 과거의 일은 '이번 회차의 추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로또를 10번 사 본 사람보다 100번째 산 사람이 당첨확률이 높을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오류 속에 살고 있다.
더 가까운 예를 들어보자면 '셋째까지 내리 딸을 낳았으니 이번엔 아들을 낳을거야.'라고 생각하는 것도 도박사의 오류이다. 요즘에서야 태아 상태에서 아들, 딸 구분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잖은가. 아들과 딸 중 아들이 나올 확률은 50%다. 그런데 과거의 딸을 계속해서 낳았던 경험이 있다고 이 확률이 변할까? 넷째를 출산할 때도 여전히 확률은 50:50이다. 넷째까지 연속으로 딸이 나올 확률은 별개의 사건이다. 지금 이 순간 아들과 딸 중에 하나가 나온다면 확률은 50%인데, 연속으로 딸이 나올 확률이 적으니 아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로또에 패턴이 밝혀졌다는 둥, 로또 번호를 컴퓨터로 계산해서 뿌려주는 서비스 따위의 것들은 모두 확률 앞에서 어떤 작용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로또 명당이라거나 로또분석, 번호예측 추천사이트 등은 언제나 활황이다. 비합리적이지만 믿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이렇게 마무리 하려고 했지만 사실 이것은 '통제의 환상' 때문이다. 운의 영역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실험 결과 순전히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에서도 참여자들은 자신과 겨루는 상대방의 인상에 따라 거는 돈의 액수를 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대가 강력해 보이면 적게 걸고, 상대가 쉬워보이면 더 많이 거는 것이다. 순전히 운의 영역이라면 승부사 기질이 있든 리더의 기질이 있든,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나 또한 매주 로또를 산다. 하지만 분석싸이트나 번호예측 시스템을 믿지는 않는다. 로또가 어찌보면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돈이 아깝다고들 한다. 하지만 매주 선행을 베푸는 기분으로 로또를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는 어떤 한 사람에게 몰아준다는 생각으로 로또를 산다. 나에게 로또는 '로또에 당첨되고 싶은 사람'들이 오천원씩 모아서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다. 언젠가 나에게도 몰아준다면 기껍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누구 한 사람의 '인생을 역전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 나에게 로또는 그런 것이다. 핑계와 자기합리화이지만 나는 오늘도 로또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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