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우리는 확률을 배운다. 사람들은 수학을 가리켜 말하길 사칙연산 외에는 실생활에 크게 활용을 못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일까? 확률 무시라는 현상이 생긴다. '구루퉁의 아뜰리에에 포스팅이 올라올 확률은?'이라는 질문을 한다 치면 보통은 '확률은 무슨, 그냥 구루퉁씨 컨디션 보면 딱 알지.'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확률무시'라는 현상이다.
199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심리학과의 조너선 바론 교수는 이 확률 무시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한 가지 시나리오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수잔은 자동차에서 안전띠를 매야 한다고 하고, 제니퍼는 메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제니퍼는 차량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가 안전띠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뉴스를 들었다고 주장한다. 자,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
이 질문은 사건이 발생할 확률과 각 경우의 수를 따져서 대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지만, 아이들은 안전띠를 메야한다고 말했다가 메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가 갈팡질팡했다. 흑백논리처럼 확률 상 0% 또는 100%를 선택한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에게만 나타나는 편향이 아니다.
확률 무시 편향은 병원을 찾는 어른에게서도 쉽게 나타난다. "악성 종양일 확률이 30%입니다."라고 의사가 말하면 대개의 환자들은 "그래서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없다는 건가요?" 라고 되묻는다. 확률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되묻는다. 이것은 정서적인 상태에 따라 더욱 영향을 받기도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은 다음 예시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수확률이다. 기상캐스터가 날씨 예보에서 오늘 강수확률이 50%라고 말한다. 당신의 반응은? 나라면 기상청을 욕하면서 비가 온다는거야, 만다는 거야! 하고 화를 냈을 것이다.
여기에서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면 강수확률이란 "눈이나 비가 1mm 이상 내릴 것을 확률로 나타낸 것으로 강수 일수를 총 일수로 나누어 얻는 값"을 말한다. 무슨 말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쉽게 말하면 기상청의 슈퍼컴퓨터가 수집된 기상요소들을 대입하여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결과 값을 '비가 온다'와 '비가 안 온다'로 내놓는다. 이러한 슈퍼컴퓨터 10대 중 6대가 비가 온다는 답을 내놓는다면 강수확률이 60%가 된다.
강수확률이 60%라기에 우산을 챙겨갔더니 비가 오지 않는다. 화가 난다. 그리고 그 분노의 대상은 줄곧 기상청이나 기상캐스터가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40%의 확률을 무시한 것이다. 강수확률이라는 것은 확률이기 때문에 비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지만 10번중 6번은 비가 오고 4번은 오지 않는다 정도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강수확률이 10%일 때도 비가 올 수 있고, 강수확률이 90%일 때도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이 큰 사항일 수록 확률을 못 참는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복잡하다는 것이고,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변수들을 다 따지다 보면 최종 확률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인지 처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어 낮은 확률에 대해서는 무시하게 된다.
그러니 오늘부터 기상청에 대한 욕은 정확한 팩트를 알고 하자. "오늘 강수확률이 20%라면서 비가 오잖아! 망할 놈의 기상청!"이 아닌 "아, 20%에 걸리다니 운이 없었네, 우산을 챙겨올 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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