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적 문제가 생길 때 원인이나 해결방법을 교육에서 부터 찾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알게된 개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과다합리화 효과이다. 과잉정당화 효과라고도 하는데 교육이론 쪽에서는 과잉정당화 라는 표현을 더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개념은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심리학에서 나오는 개념이다. 이 효과는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에 들렸다. 매장 한켠에 고객카드 소지자에 한해 특별 세일을 한다는 광고를 보았다. 좋아하는 브랜드이기에 마침 고객카드도 있는 상황. 이게 왠 떡이냐 싶어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구매한다. 그리고 매장을 나오며 할인 행사 때문에 옷을 산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의 구매 행동을 합리화하는데 외적 요인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것이다. 내가 필요해서, 혹은 쇼핑을 하고 싶어서 구매를 한 내적 동기는 잊어버린다.
과다합리화 효과의 정의를 살펴보면 자신의 어떠한 행동을 한 이유를 내적인 욕구나 성격 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보상이나 외부요인에서 찾는 현상을 일컫는다. 과잉정당화 효과의 정의는 외부에서 귀인되는 많은 요인들로 인하여 내적 요인의 효과가 감소하는 현상이라고 되어 있다. 두 가지가 말이나 주체적 입장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결국 같은 내용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인 마크 레퍼와 데이빗 그린 교수 그리고 미시간 대학교의 리차드 니스벳 교수는 1976년 '외적 보상으로 인한 아이들의 내적 흥미도의 손상: 과잉 정당화 가설에 대한 실험( Understanding Children's Instrinsic Interest with Extrinsic Reward: A Test of the Overjustification Hypothesis)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은 아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그림을 그리도록 진행하였는데 다음과 같이 그룹을 나누었다.
A그룹 : 그림을 그리기 전 외적인 보상으로 상장을 준다고 함
B그룹 : 그림을 잘 그리면 상장을 준다고 함
C그룹 : 상장에 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음
실험의 결과 첫번째 그룹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에 흥미가 떨어진 것이다. 인간 행동의 원인은 내적동기 Intrinsic motivation과 외적동기 Extrinsic motivation으로 구분을 할 수 있다. 내적 동기로 인한 행동은 내가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고 외적 동기로 인한 행동은 남이 시키거나 보상이나 처벌 등에 의해 하게 되는 행동이다. A그룹의 아이들은 외적동기로 인한 그림을 그리는 행동을 하게 되었고, 결국 이것은 내적동기마저 감소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이것은 교육학에서 많은 논란이 일으켰다. 쥬디 카메론 Judy Cameron과 에드워드 데시 Edward L. Deci의 논쟁이다. 이 두 학자는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는데 주제는 "보상이 교육에 사용되는 것이 정말 부정적인가"였다. 2001년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라는 저널에서 논문을 통해 두 학자의 싸움이 불붙었다.
쥬디 카메론은 이민자나 난민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었고 그 때 적절한 보상을 통해 교육을 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후 카메론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데시의 과잉정당화 논문을 접하고는 자신의 과거 교육 방법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놀라 과잉정당화 효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쥬디는 과잉정당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고 한정적인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주장을 했다. 예컨대 수학에 관심없는 아이들에게 보상을 제시하고 교육을 하였을 경우 내적인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보상이 명확하게 수행의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경우(일정 점수를 넘기거나 과제에 성공한 경우)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과잉정당화 효과는 행동과 보상 간의 관계가 느슨한 경우에만 일어나는 제한적인 현상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카메론의 주장은 보상이 교육에 있어서 긍정적이라는 결론이다.
이에 데시의 반박은 카메론이 기존의 과잉정당화 효과를 반박하기 위해 가져온 이론적 기반이 일관되지 않은 점과 과잉정당화 효과는 예로 들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아니라 '관심이 있는' 아이들, 즉 흥미로운 과제를 수행할 때 일어나는 효과라는 점을 들어 카메론의 논리의 뿌리를 흔들었다. 또한 보상을 주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성원들의 흥미나 내적 동기가 손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 자료>
Deci, E. L., Ryan, R. M., & Koestner, R. (2001). The Pervasive Negative Effects of Rewards on Intrinsic Motivation: Response to.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71(1), 43-51.
Cameron, J. (2001). Negative effects of reward on intrinsic motivation—A limited phenomenon: Comment on Deci, Koestner, and Ryan (2001).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71(1), 29-42.
내용은 길었지만 교육에 있어서 보상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에 대한 논박이었다. 이미 즐기고 있는 일에 관해서는 보상이 부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흥미유발이 필요한 일에 관해서는 보상이 적절한 동기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것이 과하면 보상에 매몰되어 놀이를 통한 교육이 노동에 가깝게 변질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보상을 통한 교육, 보상에 따라 경쟁을 유도하는 교육제도를 가지고 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또는 어떤 경우에는 보상이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두가지는 적절한 상황과 판단에 따라 해야겠지만 제도는 모든 아이들 하나하나에 맞출 수 없기에 어떤 기준을 가지고 틀을 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틀은 획일화를 일으킨다. 도시가 생겨 사람이 모이고 근대화를 이루고 발전을 해서 현대 사회로 왔지만, 바로 그 현대사회의 맹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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