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루퉁의 기록/ReadingBooks

RB005 : 광마회귀, 유진성 (네이버독점 웹소설)

by 구루퉁 2021. 12. 11.

유진성 작가의 소설 광마회귀. 보통은 웹소설도 단행본으로 나와야 읽는 편인데, 네이버 독점 연재이다 보니 출판 계약이 어찌 되었는지 회차로만 제공되고 있어 한 참 망설이던 소설이다. 유진성 작가의 '칼에 취한 밤을 걷다'와 '검에 비친 달을 보다' 등의 여러 소설을 집필한 나름의 경력 있는 무협작가인데, 다른 소설들은 용두사미라면 이 번 소설은 용두용미라는 평이 많아 쿠키를 구워 도전해 보았다. 

무협소설들이 대게 그러하듯 별호에 마(魔)가 들어가면 기본 옵션으로 무림공적 또는 사파, 마교 등의 소속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소설 속 광마는 무림 공적이면서 마교로부터도 쫓기는 신세, 마교의 천라지망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죽음이 소설의 시작이다. 

광마는 무공을 익히기 전 점소이 시절로 회귀를 한다. 무공을 익히다가 미쳐버린 자신이었기에 이번에는 미치지 않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보통의 무협소설과 다른 점은 주인공 '이자하(광마)'의 심리적인 내용이 이야기의 사건 전개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무협소설은 사건에 인물이 휘말리는데 광마회귀에서는 인물의 심리로 인해 사건이 휘말려 변한다. 

재미있는 점은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문파들의 기원들을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예컨대 이자하가 자하신공, 다른 무협지에서는 화산파의 절대신공으로 등장하는, 무공을 창시한다. 또한 광마의 의형인 귀마는, 항상 화산파의 경쟁 문파인 종남파의 무공의 기원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온다. 이러한 지점들이 다른 소설과 다르게 참으로 흥미롭다. 참고로 주인공 이자하는 하오문을 만들고 점소이나 쟁자수, 상인들과 같은 상대적 무림 약자들을 보호한다. 타소설에서 하오문은 점조직으로 누가 하오문도인지도 모르지만 그 수는 개방의 거지보다 많다는 것이 정설인데, 이자하가 만든 '하오문은 1인문파이지만 약자는 누구나 하오문도이다' 라는 개념이다. 때문에 타소설처럼 점조직이 가능하고 그 수도 어마어마할 수 있다. 하오문의 시작이 1인 문파였다는 설정도 재미있는 점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태도는 '그냥 그래, 원래 그래'같은 막무가내 태도도 보이지만 소설의 구성이나 설정은 원래 그렇거나 그냥 그랬던 것은 없는 나름의 쫀쫀함도 맛볼 수 있다. 여타의 먼치킨류처럼 주인공이 통쾌함을 주는 면도 있지만 약간은 미쳐있는 광기도 흥미로운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것이 나다!'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머릿속을 맴돌게 되는데 이 지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순수문학(?)을 전공했지만 장르문학을 더 많이 읽는 사내, 그것이 나다." 이런 식으로 그것이 나다로 반복되는 문장이 익숙해질 때즘이면 유행어처럼 재미있고 헛웃음이 나오게 되는데 타이밍을 잘 맞춰 '그것은 내가 아니다.'라고 치고 나오는 작가의 재치에 또 한 번 실소를 터트리게 되는 재미가 있다. 

마무리까지 확실한 소설, 간만에 별점 5개짜리 B급 문학을 읽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광마회귀는 근래 무협소설 중 추천하는 몇 안 되는 소설 중 하나다. 네이버 웹툰으로도 해당 소설이 연재가 되고 있는데 소설의 맛을 웹툰이 다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본다. 광마회귀는 꼭 소설로 읽기를 권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