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루퉁의 기록/ReadingBooks

RB006 :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화요책수다 독서모임)

by 구루퉁 2022. 2. 3.

2022 화요책수다 첫 번째 책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저

아래는 화요책수다를 진행하시는 문뜰작가님의 질문지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간단한 독후감상으로 읽어주시면 된다.

 


1. 별 다섯 개 만점 기준으로 이 책에 별점을 매긴다면? (점수와 더불어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과 감상을 말씀해주세요.)

4. 알기 쉽게 읽기 쉽게 쓰여져 있으며 법치주의적 관점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막연히 법에 대해 통제의 기능으로만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소한의 선의를 통해서 정말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최근의 합의들은 국회에서 열심히 입법을 해줘야만 하겠지만요.

 

2. 저자는 법이란 옳고 그름을 명쾌하게 가리는 흑백논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지만 사실 법은 오히려 인간사회 속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가치들의 충돌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 노력의 산물”(p.248)이라고 말합니다.

2-1. 여러분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시나요?

공감이라기 보다는 그렇구나, 하고 알게되는 계기였습니다. 법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것이라고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형량이 너무 낮다 정도의 불만이었으니까요.

 

2-2.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법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요?

생각의 변화가 있었죠. 법이라는 건 그냥 나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 잘 이용하면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어떤 것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우리나라의 법이라는 것이 사실 만들어진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기원이랄까요, 프랑스혁명이라거나 두 차례에 거친 세계대전, 홀로코스터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 존엄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법이라는 것이 막연히 인간 통제 수단 정도로 느끼고 있었는데 보호 수단으로써의 기능을 좀 더 느끼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3. 저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설명하며 인간의 존엄성이란 결국 인간들끼리 서로를 존엄하게 취급하기로 약속하기 시작한 데서 출발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바탕에 있는 것이 동료 인간들의 비참한 처지에 본능적으로 울컥하는 감정”(p.69)이라고 덧붙이는데요,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맹자의 구절을 끌어옵니다.



“불쌍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불쌍해하는 마음은 어짊의 근본”


“사람은 모두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다. 왕이 다른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으면, 백성에게 차마 못하는 정치가 있다. 그 마음으로 정치를 행하면 손바닥 위에 놓고 움직이듯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p. 69)

여러분은 이 부분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느끼는 바는 없었습니다. 측은지심, 많이 들어본 말이기도 하고요. 다만 법이 굉장히 이성적이지만 그 근원은 감성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75page에 아름다운 판결과 냉정한 판결에 나오는 내용이 이부분과 조금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법은 인간 존엄성을 위해 최소한의 선의이지만 판결은 냉철하고 이성적이어야 하는 부분, 그리고 저자가 이부분을 온판도 알고 있었겠지만 일부러 던지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니었나 하는 해석에서 동료 판사들에 대한 신뢰와 따뜻한 동료애, 냉판을 내린 판사의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판결문의 내용으로 행간을 이렇게 까지 읽어낼 수 있구나 해서 놀랍기도 한 부분이었습니다.

4. 저자는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사형(死刑)부분을 통해 사형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근거를 두루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 역시 사형을 고집하는 것은 야만”(p.49)이라는 단정적인 주장에는 반감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형제 폐지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남아있다고 말합니다. 뒤이어 저자는 우리는 국가가 합법적으로 국민을 죽이는 사회에 살고 싶은가, 그렇지 않은가”(p.56)에 대해 생각하기를 촉구하며 국가에 합법적으로 국민을 살해할 권한이 부여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는 다를 수밖에 없다”(p.57)고 덧붙입니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요?

예전에도 독서토론모임에서 잠시 나왔던 부분이네요. 저는 여전히 사형에 대해서는 반대적인 입장입니다. 사람의 생명을 누군가가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너무 이상한 일로 여겨집니다. 이 권한이라는 것이 국민이 사법기관에 양도한 것인데 애초에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결정할 권한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싶습니다. 사회적 죽음, 예컨대 신상공개 같은 처벌이 대신하면 어떨까요.

 

5. 저자는 법이 범죄자들에게 일면 관대해 보이는 현상의 배후에는 공리주의적 관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공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형벌은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이면 족하고 그 수준을 넘는 엄벌은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p.149)는 것이죠. 하지만 한편으로 저자는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규범(아동 성폭력, 약자에 대한 폭력 등)을 파괴하는 범죄들은 사회 구성원들의 본능적인 분노를 야기하고 제도화된 폭력인 법이 이를 충분히 응보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다”(p.158)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법이 이를 충분히 응보하게 하기 위해서 양형에 따른 법을 강화시키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국회에서 열심히 일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다만 사회 구성원들의 본능적인 분노를 야기하는 분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근거로써 인간 수명의 연장에 대한 부분 또한 생각해볼 문제라고 봅니다.

 

6. 저자는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에 창의적이고 특출 난 소수가 아닌 평범하고 성실한 다수의 사람들이 가치를 잃지 않을 방법이 무엇일지 사유합니다. 이에 대한 새로운 모델 중 하나로 저자는 앤드루 양의 타임뱅킹을 제시합니다. 타임뱅킹이란 간단히 말해 내 시간을 들여 봉사활동을 하면 그 시간이 포인트로 계산되어 추후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가 쌓은 포인트만큼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p.245 참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본주의 통화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지요.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국가에서 책임지고 추진하는 시스템이라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적 실험은 기본소득보다 조금 더 납득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선의는 화요책수다 모임을 통해 읽은 책이다. 최근 읽은 책 중에 단연 돋보이는 책이었다. 법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새롭게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우리 사회는 자유보다는 평등에 더 예민한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법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분들께 판사의 양형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니 각잡고 읽을 필요는 없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