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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퉁의 기록/자유 에쎄이

Essay 014 : 신조어, 잼민이

by 구루퉁 2021. 1. 8.

'무작정 묻는 사람' 신조어가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링크로 오세요~ 검색량이 많아 추가해보았습니다.

  인터넷 신조어들 가운데서는 감으로는 뜻을 유추하기 어려운 신조어들이 등장하곤 한다. 그 중 최고봉은 명생이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 명생은 이름을 새겨 넣은 찌라고 나온다. 이 뜻은 아닐 거라는 확신에 차서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곳이 없다. 찾고 찾아 보니 주로 여초 싸이트에서 검색어가 걸린다. 그렇다면 페미니즘과 관련된 뜻일까? 답은 아니다. 명생은 명예생활정보라는 뜻이다. 한 여초 싸이트에서 생활정보를 공유하다가 정말 내용이 좋으면 운영자들이 명예생활정보 카테고리로 옮겨주던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명생감이다.’개명생이네따위의 말들이 사용되었다.

  보통 잘 모르는 인터넷 신조어가 있으면 나무위키를 통해서 내용을 살펴본다. 나무위키에 꽤나 잘 나와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었다. 예컨대 알잘딱깔센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라는 뜻인데 나무위키에서 검색해 보면 이 말이 어떻게 나왔고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명생은 신조어라고 하기엔 그냥 줄임말 수준이라 그런지 나무위키에도 나오지 않는다.

나무위키에서 '알잘딱깔센'을 검색하면 위와 같이 개요부터 전파된 경위까지 자세히 나온다.

  사실 대부분의 신조어는 어감이나 느낌 상, 그리고 문맥상 그 뜻을 대충 유추해 볼 수 있어서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 이런 것을 찾아보는 것 자체가 이미 아재가 된 기분이라 더 그러하다.

  요즘 접한 신조어 중에 잼민이라는 단어가 있다. 주로 초딩들을 비하할 때 사용되기에 그런 뜻이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지식인에 들어갔다가 잼민이 뜻을 묻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제대로 알아볼까 하고 찾아 보았다.

  정확한 어원은 투네이션(주식회사 투스라이프에서 운영하는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 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후원 플렛폼)의 어린 남자 아이 목소리인 재민에서 시작되었다. 웃음을 주는 대상에게 붙이는 접두사 잼-이 합쳐져 생긴 신조어라고 한다.

네이버에서 '잼민이'를 검색하면 국어사전에 위와 같이 나온다.

  처음에는 방송에 등장한 어린이들을 일컫거나 게임에서 마주친다거나 하는 경우에 초등학생을 통칭해서 재민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유쾌한 초등학생은 잼민이라 불렀는데 점점 재민이와 잼민이를 구분하지 않고 무개념 초등학생을 일컫는 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잼민이의 윗세대로는 초딩, 초글링같은 단어가 있다.

  최근의 인터넷 신조어들은 비하성 단어들이 많다. 맘충이라거나, 훈장질이라거나. 어머니나 훈장이나 과거에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이, 대상들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충(벌레), -질 과 합쳐져 비하성 단어가 되었다.

  시대가 흐르면 단어의 뜻이 바뀌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요즘의 단어의 변환을 생각하면 그 속도가 굉장하다. 검색 없이는 쫓아가지 못할 지경이다.

  스마트폰 같은 네트워크 기기가 보급되면서 어린 연령층의 사람들도 여러 가지 정보에 쉽게 접근이 가능한 시대다. 문제점은 이 어린 연령층의 학생들이 이러한 정보들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왜곡되거나 편향된 의견이나 자료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맹신한다. 거기에 재미라도 더해지면 엄청난 유행으로 번지기까지 한다.

  양날의 검이다. 비판은 좋은 것이지만 비난, 비하, 왜곡은 경계해야 한다. 작금의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재미있다고 무작정 수용하고 덮어둘 일만은 아니다. 큰 문제없이 재미있는 뜻도 왜곡되고 변형되면서 비하하는 뜻으로 변질되는 것은 어떤 메커니즘일까. 사람들이 왜 이런 단어에 열광하고 사용하는지, 이 현상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hoto by Allen Taylo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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