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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의 기록89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5 : 새 사실 새는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도 새들은 살고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다. 아니, 정확히 우리 마을에서는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다. 우리 마을은 배산임수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뒤로는 산이고 앞으로는 강이다. 그래서 산새들과 강새들을 볼 수 있다. 산에 사는 새들은 주로 몸집이 작다. 도시에 살 때는 작은 새라 하면 참새를 떠올렸다. 이곳에서는 참새보다 딱새가 더 많다. 그 다음으로는 붉은머리 오목눈이. 흔히들 뱁새라고 말하는 새다. 그 다음이 되어서야 참새가 나온다. 박새도 참새 만큼 자주 보이는 새다. 매일 아침마다 지저귀는 새들 때문에 새박사가 다되어간다. 우리 집 앞으로 흐르는 개울엔 수풀이 무성한데 이 작은 새들은 주로 그 수풀에서 .. 2020. 10. 26.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4 : 전원주택과 농가주택 그 사이 시골 마을들을 살펴보면 농가주택이 주를 이루는 마을이 있고, 전원주택이 주를 이루는 마을이 있다. 귀농하는 사람들은 주로 농가주택으로 들어가고, 귀촌하는 사람들은 보통 전원주택 단지로 들어간다.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대부분 그렇게들 한다. 농가주택은 대부분 오래된 마을로 수십 년 전부터 형성된 마을들이 많다. 하지만 전원주택 단지는 보통 십수 년 이내에 형성된 마을들이다. 부동산 업자들이 기획단지를 만들어서 분양하는 형식이다. 우리 마을은 은퇴자를 위한 마을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마을 어르신들 말로는 8년즘 되었다고 하니 아마도 2012년도에 마을이 만들어진 모양이다. 분양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고 하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왔다. 약간 어중이떠중이 느낌의 마을이.. 2020. 10. 23.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3 : 마을발전기금 한 때 귀농귀촌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때 선배 귀농귀촌인들이 마을발전기금이라는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나 이에 대하여 각 커뮤니티에 문의 글들을 올렸다. 이는 귀농귀촌 커뮤니티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장례 차량이 본인의 선산으로 가기 위해 한 마을의 농로를 이용하려 하자 마을 사람들이 길을 막고 돈을 요구하면서 마을발전기금 논란이 본격적으로 언론의 수면 위로 떠오른 바가 있었다. 마을발전기금이란 뭘까? 마을에 전입해 오면 그동안 마을 발전을 위해 기금을 냈던 사람들의 액수만큼 또는 마을협의회에서 정해놓은 금액만큼 기금을 낼 것을 강요한다.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만든 마을 길이나 수도, 전기 등을 끌어오기 위한 노력 등, 마을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아무 대가 없이 .. 2020. 10. 22.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2 : 산책 산책이라고 하면 가을방학의 노래, ‘속아도 꿈결’이 떠오르지 아니할 수 없다. 너무 공감이 가는 말들로 이루어진 노래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 때문일 것이다. 검색을 통해 가사를 한 번 감상해보자. 가을방학 – 속아도 꿈결 가사 (가사 전문을 올리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되어 삭제하였으니 검색을 통하여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가장 공감하는 가사는 ‘정해진 목적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이다. 그렇다. 산책엔 목적이 없어야 한다. 생각도 없어야 한다. 그냥 걸음이 날 이끄는대로 이 길을 걷다가 무엇을 마주칠지 모르는 채로 그냥 걷다가 우연히 무언가 마주치는 것이 산책이다. 이 마주침은 차가운 바람, 파란 가을 하늘이 될 수도 있고, 잘 익은 감이 떨어지는 장면이 될 수도 있고, 다람쥐를 마주친다.. 2020. 10. 21.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1 : 모든 생명에게 안전을 존중을!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중에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귀촌을 했고 이제 시골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꽤나 많아졌다. 그중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주제는 따로 있다.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는 주제. 로드킬. 살면서 처음 마주한 로드킬은 길고양이. 대학을 다닐 때도 그 동네 길고양이 지도를 만들어 보았을 만큼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마주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도로 가운데라 용기내어 직접 치워주지도 못하고 인도에서 차도를 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다가 구청에 신고를 했고 하루가 지나서 사체를 거두어 갔다. 그 하루 동안 사채는 납작하게 도로바닥에 들러붙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시골에 처음 내려와서 마주한 로드킬 또한 고양이. 그다음으로는 고라니, .. 202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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