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1 essay 005 : 귀촌했지만 직장인 서울에 있었을 때 많은 직장인들의 꿈이 귀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시인들에게 귀촌이란 무얼까? 보통은 귀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향수에 젖는 사람과 평화로운 자연을 그리는 사람, 둘로 나누어 진다. 물론 크게 나누면 관심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사람이 있다. 아무튼 향수에 젖는 사람들은 과거 지방 소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이다. 이들은 부모님이 고향에 계신 경우 고향으로 귀촌한다. 혹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직업전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하게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평화로운 자연을 그리는 사람은 대부분 시골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다. 여행을 통해 한두 번 시골에서 지내보고는 막연한 동경을 하는 것이다. 이쪽은 귀촌할 확률이 낮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충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 2020. 11. 18. 꿈꾸는 율무 어제 저녁 작업 내용이에요. 무단 복제 및 불펌금지입니다. 이번에는 작업 과정을 공유해봅니다. 프로크리에이트 좋네요. 이렇게 나의 작업과정을 타임랩스라는 기능을 통해 다시 살펴보니까 재밌고 좋네요! 2020. 11. 15. 후추와 율무 율무는 우리집 막내다. 과거엔 믹스견이라 불렸다가 요즘엔 말티폼이라는 명칭이 생겨 말티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율무는 관심이 많이 필요한 아이다. 샘도 많고 애교도 많다. 아침마다 이렇게 침대 앞에서 콧소리(삐익삐익 하는 고주파를 쏜다)를 내며 자명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녀석들은 갇혀있는 걸 싫어한다. 갇혀있는 걸 좋아하는 생명체는 거의 없겠지만 못가게하면 가려고 하고 가게 하면 안간다. 그러니까 문은 열어둔 채로 순순히 감시를 받으라는 무언의 시선을 던진다.후추는 고집이 세다. 산책한다고 줄을 묶어주면 안간다고 버티기 일수다. 하네스를 벗겨줘야만 그제서야 산책을 가려고 한다. 탈출본능과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죽으면 개울가에 묻어다오. 2020. 11. 14. Essay 004 : 금연 68혁명 당시 외치던 구호가 있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상상력에게 권력을!’ 만큼이나 내게 큰 반향으로 다가왔던 구호.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 금지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흡연이다. 나는 청소년기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금연을 시도해 왔다. 결론만 말하자면 아직도 시도 중. 삼세번을 지나, 칠전팔기를 지나, 이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까지 왔다. 자잘한 금연시도는 세지 않았고 크게 결심하고 시도했던 금연시도만 이번이 8번째. 매번 방법을 바꿨고 실패를 어머니 삼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6번째와 7번째 금연시도에서 가장 성공에 가까웠던 것은 금연약. 바로 ‘챔픽스’되시겠다. 챔픽스를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살짝 지끈.. 2020. 11. 11. Essay 003 :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가 군대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아침을 먹었고 그 후로는 아침을 먹는 경우가 드물었다. 사실 나는 아침을 먹고 안 먹고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22살 군대를 제대하고 잠시 사회생활을 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 황급히 회사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기에 바빴다. 아침을 먹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생각조차 없었다. 그렇게 일 년쯤 등록금을 벌고 학교로 돌아와 자취를 시작했을 때도 그러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시간 맞춰 수업을 들으러 가는 것이 바빴다. 아침을 먹을 여유따위는 없었다. 그러니까 생각조차 안했던 것이고, 중요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사회에 나와 취직을 했다. 신입사원 시절 아침은 먹고 다니냐는 질문을 들었다.. 2020. 11. 10.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8 : 절지동물 으갸-악! 침대에 누워있는데 아내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왜? 무슨일이야! 벌떡 일어나는데 아내가 침대로 뛰어들어온다. “지네! 지네!” 지네? 커? 와이프는 나를 껴안고 고개를 끄덕인다. 서울로 다시 가지고 하면 어쩌지? 지네는 나도 무섭고 싫은데. 조심스레 주방으로 가본다. 어딨어? 어디야? “저쪽에 있었어.” 아무 것도 없다. 싱크대 아래로 숨은 모양이다. 얼마나 커다란 지네였을까? 그 날 우리 부부는 바퀴벌레용 살충제 한 통을 모조리 주방에 뿌렸다. 지네가 숨을만한 곳 구석구석 꼼꼼하게 뿌렸다. 다음 날 지네는 거실에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슬금슬금 현관으로 나가고 있었다. 컸다. 10센치는 넘어 보였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지네. 온몸에 닭살이 올랐다. 꼬리뼈에서부터 타고올라오는 소름. 나는 아내에.. 2020. 11. 6.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7 : 고라니 야생동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어왔다. 10대 이전엔 야생동물하면 호랑이가 떠올랐고 이후엔 늑대나 여우, 20대가 되어서 길고양이들, 30대가 되어서는 고라니가 떠오른다. 10대 이전에는 야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와일드함 때문인지 호랑이가 떠올랐지만 우리나라엔 더 이상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후로 늑대나 여우를 쉽게 떠올렸다. 그리곤 20대가 되어 자취방에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길고양이를 떠올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실제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은 고양이밖에 없었다. 30대인 지금은 참 다양한 동물들이 떠오르는데,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라니. 한밤중 고라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그 강렬함에 누구라도 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또 운전을 하면서 고라니.. 2020. 11. 5.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6 : 시골 공기와 미세먼지 “나 귀촌했어.” “정말? 왜? 어디로? 거기서 뭐하는데? 공기는 참 좋겠다.” 나는 인간관계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락이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전하다가 귀촌했음을 알리면 으레 반응이 이렇다. 첫 번째로는 ‘정말?’. 그럼 거짓말을 하겠는가? 여기서 정말은 추임새나 놀라움의 정말이다. 그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말이 ‘왜?’ 그리고 ‘어디로?’. 아이고, 일일이 설명하려니까 힘들다. 왜 귀촌을 했을까? 왜 하필 또 이곳을 선택했나? 수많은 이유가 있는데 이 사람은 어떤 이유를 대야 납득을 할까? 애초에 납득을 시켜줘야 하나? 하지만 나에게 연락을 했다는 것은 나의 안부가 궁금했던 것일 테고 나에게 그 정도의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도 마땅히 설명을 해줘야 한다. 물음표들에 .. 2020. 11. 3. 모임 학교 후배들이 한 번씩 시골에 놀러와 밤을 세워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간다. 제각기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놀러오면 참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그렇게 한바탕 사람들이 휩쓸고 지나가면 기가 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전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먼 길을 찾아오는 모양이다. 2020. 10. 26.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5 : 새 사실 새는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도 새들은 살고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다. 아니, 정확히 우리 마을에서는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다. 우리 마을은 배산임수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뒤로는 산이고 앞으로는 강이다. 그래서 산새들과 강새들을 볼 수 있다. 산에 사는 새들은 주로 몸집이 작다. 도시에 살 때는 작은 새라 하면 참새를 떠올렸다. 이곳에서는 참새보다 딱새가 더 많다. 그 다음으로는 붉은머리 오목눈이. 흔히들 뱁새라고 말하는 새다. 그 다음이 되어서야 참새가 나온다. 박새도 참새 만큼 자주 보이는 새다. 매일 아침마다 지저귀는 새들 때문에 새박사가 다되어간다. 우리 집 앞으로 흐르는 개울엔 수풀이 무성한데 이 작은 새들은 주로 그 수풀에서 .. 2020. 10. 26.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04 : 전원주택과 농가주택 그 사이 시골 마을들을 살펴보면 농가주택이 주를 이루는 마을이 있고, 전원주택이 주를 이루는 마을이 있다. 귀농하는 사람들은 주로 농가주택으로 들어가고, 귀촌하는 사람들은 보통 전원주택 단지로 들어간다.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대부분 그렇게들 한다. 농가주택은 대부분 오래된 마을로 수십 년 전부터 형성된 마을들이 많다. 하지만 전원주택 단지는 보통 십수 년 이내에 형성된 마을들이다. 부동산 업자들이 기획단지를 만들어서 분양하는 형식이다. 우리 마을은 은퇴자를 위한 마을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마을 어르신들 말로는 8년즘 되었다고 하니 아마도 2012년도에 마을이 만들어진 모양이다. 분양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고 하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왔다. 약간 어중이떠중이 느낌의 마을이.. 2020. 10. 23. Huchu의 숲 저와 함께 사는 강아지 ‘후추’랍니다. 동화책 ‘후추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지요. 후추는 서울 상도동과 노량진 사이에 있는 한 편의점 앞에서 박스에 담겨 있었어요. 한 할아버지가 강아지들을 팔고 계셨는데, 집에서 키우는 개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며 젖을 뗐으니 잘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보내야겠다는 거에요. 이 어린 강아지들은 시츄와 말티즈의 믹스라 사람들이 잘 안데려간다고 했어요. 그렇게 후추는 형제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꼬물대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 날 그 앞을 지나가던 저희 커플에 눈에 띄었고, 제가 데려오자고 했어요. 당시 여자친구이던 아내는 반대했고 하루종일 눈에 밟혀 하루만 더 생각하고 내일도 그자리에 강아지들이 나와있으면 데려오자고 합의를 했죠. 다음 날 후추를 데려오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어요.. 2020. 10. 22. 이전 1 ··· 15 16 17 18 1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