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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4 : 거대 마시멜로, 곤포 사일리지 어렸을 적 추석에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벼 수확이 끝난 논밭에 마시멜로처럼 동그랗고 하얀 거대한 무언가가 보였다. 그걸 보면 거대한 마시멜로가 생각이 났다. 뭐라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해 마시멜로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것의 정체는 늘 궁금한 미지의 것이었다. 시골에 내려와서 보니 거대한 마시멜로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것에 대해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주변에서 알려준 것은 아니었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되어 알게 되었다. 그것의 정체는 원형 볏짚이다. 정확한 명칭으로는 ‘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라고 한다. 콤바인이 알곡들을 걷고 지나가면 뒤에 남는 볏짚들을 동그랗게 말아 비닐로 포장해둔 것이다. 왜 그런 일을 하는가. 축산 농가에서 소들의 사료로 사가기 때문이다. 거대한 마시멜로는 소들이.. 2021. 10. 8.
강아지일러스트 : 후추율무의 하루2 후추: 오징어게임이라는 건데 이렇게 한 발로 있다가... 율무: 발이 네갠데 왜 한 발만 써? 후추: 게임이라니까... 율무 : 근데 왜 내가 막아야 하지? 그냥 다 같이 원으로 들어가자~ 후추 : 어휴, 그래... 그게 좋겠다. 2021. 10. 1.
강아지일러스트 : 후추 율무의 하루 2021. 9. 15.
시골에서 마주치는 것들 033 : 대나무 진격의 대나무 시골에 내려와서 첫 집에는 밭 뒤편으로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병풍처럼 집을 감싸고 바람이 불면 쏴아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는 청량감 있는 소리를 내는 그런 대나무들 말이다. 대나무들 뒤로는 야산이었는데 어느 집안의 선산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데군데 굉장히 오래된 무덤들이 있었다. 대나무가 이 무덤들을 가려주어 무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다. 무덤을 발견한 건 이사 온 뒤 1년이 지난 시점에 집 뒤편 산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우연히 발견했을 정도니까. 대나무 일부가 우리집 경계구역으로 넘어와 자랐다. 텃밭에 토마토 같은 지지대가 필요한 작물들을 심을 때 그 대나무를 베어다가 지주대로 세울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했다. 닭장 문도 대나무를 베어다가 만들어 썼다. 텃밭으로 강아지들이 .. 2021. 9. 10.
드라마 : 도시남녀의 사랑법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도시만큼 복잡한 그 남자 그 여자의 속사정 드라마 시골에 내려와 산지 4년이 흘렀다. 이제는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은 도시에서의 삶과 생생한 현실이 되어버린 시골에서의 삶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풍경. 창문이든 현관문이든 문만 열면 가득 펼쳐지는 자연은 서울에 살 때에는 집을 벗어나 20분쯤 걸어야 겨우 마주할 수 있는 것이었다. 도시에서 항상 예민하고 날이 서 있던 나는 시골의 자연 속에서 훨씬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세상의 시선을 늘 의식하며 나를 포장했던 서울에서의 삶. 내면의 눈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곧잘 돌아보게 된 시골에서의 삶. 에서 보여주는 선아(은오)와 재원의 사랑도 그들이 속한 풍경에 따라 모양을 달리한다. 강원도 양양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그러나 .. 2021. 8. 30.
대체로 아무 생각이 없다 우리집 귀요미 털복숭이 1호, 후추. 대체로 맹한 편, 사실은 똑똑해서 태어난지 두 달만에 "손"을 완벽히 이해하고 손을 주기 시작했다. 엄청난 폭풍 칭찬 이후 7년째 '손'을 자꾸 주고 싶어한다. 율무에게 손을 달라해도 후추가 저 멀리서 달려와 손을 주고는 꼬리를 흔든다. 집에서는 누구보다 말을 잘 듣지만 산책을 데려가면 옆길로 새고 고집에 센 편. 식탐이 강한 듯 하지만 율무보다 강할 뿐, 집에서 뭘 먹더라도 보채지 않는다. 동화책 '후추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율무이야기'의 조연. 후추 이야기 : 달뜰날 (naver.com) 후추 이야기 : 달뜰날 [달뜰날] 달빛처럼 은은하게, 일상에 스미다 smartstore.naver.com ※ 구매는 하지 않으시더라도 찜하기 한 번 씩 눌러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 2021. 8. 24.
영화 : 키싱부스3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사랑과 우정, 대단원의 결말? 영화 ‘로코’를 좋아한다. ‘로맨스’와 ‘코미디’를 합쳐서 부르는 이 장르 특유의 낭만과 낙천을 즐기는 편이다. 외모지상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눈부신 외모 자체가 어느 정도 개연성이 되는 로코의 문법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는 로코의 매력과 재미를 한껏 보여주는 영화였다. 딱 1편까지만. 1편은 여자 주인공인 ‘엘’이 자신의 절친인 ‘리’의 형이자 교내 최고의 인기남인 ‘노아’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발랄하게 그려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풋풋하면서도 유치한 감성이 나쁘지 않았고, 상대의 가족과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절친 규칙을 지키며 친구도 연인도 잃고 싶지 않아 고군분투하는 엘의 모습이 귀엽고도 유쾌했다. 2편.. 2021. 8. 19.
드라마 : 멜로가 체질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아는 사람 이야기, 드라마 거칠게 요약하자면 세상은 내가 아는 사람과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여섯 다리만 거치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가설까지 있을 정도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테다. 어쨌든 우리와 멀고도 가까운 그런 아는 사람 이야기, 드라마 은 나와 내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 이야기인 것 같은 그런 아는 사람들 이야기다. 드라마는 세 사람 각각이 처한 현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대학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셋이 한 집에 모여 살며 나누는 대화를 밀도 있게 담아낸다. 텔레비전 바깥의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이들 역시 내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인생과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 일, 마냥 마음만 앞세울 수 없는 인간관계를 이고지고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하나의 .. 2021. 8. 16.
영화 : 트라이앵글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나는 그저 바다가 나오는 호러 영화를 보고 싶었을 뿐, 영화 입추가 지났지만 여름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주말.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코로나19 시국의 답답함과 삶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권태를 달래기 위해 영혼의 동반자 넷플릭스에 접속했다. 고만고만한 포스터와 이미 본 영화들 속에서 적당히 흥미로워 보이는 썸네일이 눈에 띄었다. 이라는 다소 진부한 제목이 붙은 영화에는 친구들과 함께 떠난 요트 여행에서 폭풍을 만나 의문의 유람선에 오른 여자의 이야기라는 시놉시스가 덧붙여져 있었다. 썸네일에는 모든 의욕을 잃은 듯 텅 빈 눈동자를 한 여자와 그런 여자를 뒤에서 노리는 복면의 괴한이 있었다. 살겠다고 덥석 올라탄 유람선에서 사이코패스를 만나거나(영화 st) 다른 세계의 크리쳐 따위가 튀어나오는(영화 s.. 2021. 8. 11.
양궁하는 후추 대한민국 양궁을 응원하며 그린 후추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일찍 업로드했지만 티스토리에도 올려봅니다. 안산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렸답니다. 사실 논란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논리에 일일히 반응해주는 기자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밖엔... 양궁을 하는데, 국가대표를 하는데 페미니즘을 하는지 안하는지가 왜 중요할까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참고로 저는 레디컬페미니스트는 아니고 에코페미니즘을 지향하는 페미니스트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사람입니다. 2021. 8. 3.
IF012 : 여러장의 문서 한 번에 스캔하기 많은 분들이 의외로 윈도우 기본 기능으로 할 수 있는, 스캔한 JPG파일을 하나의 PDF로 통합시키는 작업을 모르고 계시더군요.(아직 모르신다면 링크참조 IF010 : 윈도우 기본기능, 이미지 여러장을 하나의 PDF 파일로 만들기) 블로그 유입 검색어를 살펴보다 보니 또 많은 분들이 의외로 여러장의 문서를 한 번에 스캔하는 방법을 몰라서 찾고 계시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보았습니다. 간단하게 여러장의 문서를 한 번에 스캔하는 방법! 물론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스캐너가 해당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진행됩니다. 윈도우 하단의 검색아이콘을 통해 '스캔'을 검색하면 아래 그림처럼 스캔 앱과 윈도우기능의 스캔 프로그램이 떠요. 삼성, 앱손, 캐논 등에서 직접 설치한 프로그램도 뜨는 .. 2021. 7. 23.
RB004 : 퍼펙트 라이프, 진유호 (웹소설) 퍼펙트 라이프, 완벽한 인생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뭐, 있을 수도 있다. 이번에 읽은 '퍼펙트 라이프'는 진유호 작가의 현대판타지 소설이다. 담도암에 걸린 주인공이 벼락을 맞고 완치 및 천재가 되어 벌어지는 일이다. 개발자인 주인공은 게임회사를 설립하여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주된 시나리오이고, 부가적으로 서먹하거나 사이가 좋지 못했던 가족들과 애틋한 마음, 훈훈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현대판타지 장르를 많이 읽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현판에서는 주인공이 현실적인 위기가 있었다. 주인공이 성장형이 아닌 재능형 케릭터라면 대부분 라이벌이 주인공에게 위기를 안겨준다. 그런데 퍼팩트 라이프는 위기가 없다. 라이벌도 훈훈한 친구다. 10권 완결인데 10권 마지막 부분에 가서 ‘위기’라는.. 202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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