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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013 : 무작정 묻는 사람, 신조어 내 블로그를 어떤 검색어를 통해 들어오는지 살펴 보다가 ‘무작정 묻는 사람’이라는 검색어에서 멈칫했다. 내 블로그에는 무작정 묻는 사람에 대한 신조어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무작정 묻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 바로 ‘핑프’ 되시겠다. 핑프, 핑프족, 핑거 프린스, 핑거 프린세스 정도로 쓰이는데 그 뜻이 바로 무작정 묻는 사람이다. 검색을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인데 그냥 무작정 물어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고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핑프족을 초록창에 검색해 보았다. 핑프에 대한 유래는 엄지공주에서 시작되었다. 엄지 손가락을 놀려 스마트폰에 몇 자 검색해보면 될 일을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묻는 것을 일컫는다. 약간의 혐오가 담겨있는 단어이기.. 2022. 3. 17.
Essay022 : 훈수의 운명-시골 개 구조기(3) Essay022 : 훈수의 운명-시골 개 구조기(3) 다섯째 날은 일요일이었고 월요일이 되면 경찰서에 가서 땅주인이 견주인지 알아보러 갈 참이었다. 이런 절차들을 밟아둬야 추후에 진짜 견주가 나타나 문제제기를 할 때 ‘견주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여 분양’이라는 카드가 된다. 우리는 닥수도 찾지 않았고 그 전에 닥스훈트 한 쌍도 주인을 못 찾았으며 창고에 연락처를 붙여두었음에도 일주일이 다되어가도록 연락이 없었기에 주인이 없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그래서 입양처도 알아보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사진도 뿌려댔다. 주변에 닥스훈트를 입양할 사람이 있는 알아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후추, 율무, 훈수를 데리고 다같이 동네 산책에 나서는 길이었다. 다음 날 파출소에 갈 계획도 세워놨고 새끼들.. 2022. 2. 24.
Essay 021 : 개 일곱 마리와 함께 살기-시골 개 구조기(2) Essay021 : 개 일곱 마리와 함께 살기-시골 개 구조기(2) 우리는 훈수와 새끼 강아지 네 마리를 데려왔다. 개 집 위에 준비해 온 종이에 견주님 되시는 분이시면 연락을 달라는 문구와 연락처를 써 붙였다. 유기견이면 모르되 정말 주인이 그 곳에서 키우기로 한 것이라면, 물론 방치와 학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개도둑이 되는 일은 피해야 했다. 새끼들을 가방에 넣자 훈수가 쫄래쫄래 따라와서 비교적 수월하게 데려올 수 있었다. 모견과 자견 합이 다섯이나 되는 강아지가 우리 집에 들어오자 후추와 율무는 꽤나 놀란 눈치였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그날부로 후추와 율무는 쭈구리가 되었다. 훈수는 제 집처럼, 혹은 새끼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살펴보느라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 2022. 2. 16.
Essay 020 : 닥수 훈수 - 시골 개 구조기(1) FreeEssay 020 : 닥수 훈수-시골 개 구조기(1) 닥수와 훈수를 만난 건 예년처럼 집 앞의 강 길을 따라 트래킹을 하다가였다. 우리는 해마다 겨울이 되면 후추와 율무, 아내까지 온 가족이 함께 강 길을 따라 운동 겸 트래킹을 했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이내 길이 끊기고 사람을 마주치지 않기 때문에 그 길을 선호했다. 그 날따라 평소 가던 길 보다 좀 더 멀리까지 갔다. 옛날 파이프 공장 터가 있던 곳으로 작년 봄에는 멧돼지 소리에 겁먹고 돌아섰던 길이었다. 그 날은 무슨 일인지 공장 터를 지나서까지 걸었고 시멘트벽돌로 만들어진 작은 창고가 보이자 마침내 닥수와 훈수를 만나게 되었다. 닥수와 훈수는 닥스훈트 강아지다. 닥수는 수컷, 훈수는 암컷 강아지다. 즐겨보는 웹툰에 서브케릭으로 나오는 닥스.. 2022. 2. 15.
후추, 율무, 그리고 아내 (일러스트) 1. 겨울밤 겨울밤을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다. 아내는 자수를 놓는다. 2. 이불말이 겨울엔 역시 이불을 돌돌 말고는 귤을 까먹는 재미다. 3. 독서 독서는 가을 보다 겨울이 제격이다. 시골에선 가을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천고마비의 계절이랍시고 책을 읽고 있나. 독서는 역시 겨울이다. 4. 별명 후추와 율무는 별명이 참 많다. 아내와 나는 학창시절 얘기를 해보면 별명이 거의 없던 사람들인데 별명을 많이 갖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강아지들에게 별명을 잔쯕 붙인다. 아, 어쩌면 우리는 놀림 받는 것 보다 놀리는 쪽이었는지도 모른다. 반성한다. 5. 햄스터 우리집 막내, 솔랑이. 집 곳곳에 먹을 걸 숨겨둔다. 어디 숨긴지 다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상하기 전에 최대한 치워주는.. 2022. 2. 5.
RB006 :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화요책수다 독서모임) 2022 화요책수다 첫 번째 책 - 문유석 저 아래는 화요책수다를 진행하시는 문뜰작가님의 질문지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간단한 독후감상으로 읽어주시면 된다. 1. 별 다섯 개 만점 기준으로 이 책에 별점을 매긴다면? (점수와 더불어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과 감상을 말씀해주세요.) 별 4점. 알기 쉽게 읽기 쉽게 쓰여져 있으며 법치주의적 관점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막연히 법에 대해 통제의 기능으로만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소한의 선의를 통해서 정말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최근의 합의들은 국회에서 열심히 입법을 해줘야만 하겠지만요. 2. 저자는 “법이란 옳고 그름을 명쾌하게 가리는 흑백논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지.. 2022. 2. 3.
드라마 : 그해 우리는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풋사과 맛 로맨스, 드라마 사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강아지들과 나눠먹을 수 있는 과일 중 하나라 종종 사오곤 한다. 어렸을 때에는 빨갛게 농익은 사과만 먹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입맛도 변하는 것인지 새콤하면서도 아릿한 맛이 도는 풋사과가 한 번씩 생각난다. 아직 채 익지 않은 과실의 단단함, 그리고 싱그러움. 드라마 이 그려내는 청춘의 맛이 꼭 그렇다. 초여름의 녹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는 열아홉의 전교 1등 국연수(김다미)와 전교 꼴등 최웅(최우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는 계기로 부딪히며 티격태격하는 영상은 방영 당시에는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십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네티즌들의 눈에 띄어 인기.. 2022. 1. 28.
드라마 : 상견니(想见你)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운명을 믿나요? 드라마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건 순전히 배우 때문이었다. 제목이 간결해 어쩐지 기억에 남은 드라마 를 온라인에서 몇 번이고 추천 받은 일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중화권 드라마가 그러하듯 해당 드라마 역시 의미를 풀이하지 않고 한자 독음만을 갖다 붙여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제목의 뜻이 ‘네가 너무 보고 싶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뻔하디 뻔한 신파 멜로드라마일 것 같아 썩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나 운명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 별생각 없이 여느 때처럼 SNS를 하던 나는 그만 치여 버리고 만 것이다. 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대만 출신 배우 ‘허광한’에게.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최애가 내게로 왔다. 그를 알게 된 뒤로 나는 나의 이상형을 설명하는 수.. 2022. 1. 20.
영화 : 돈 룩 업 (뜨리의 슬기로운 넷플생활) 이 시대의 진정한 호러 서스펜스, 영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호러 영화를 잘 보지 못했다. 그랬던 내가 호러/서스펜스 영화 마니아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에 관해서는 지금 여기서 구구절절 적지 않겠다. 다만 MZ세대로 통칭되는 90년대 생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현실보다 무서운 건 딱히 없다는 걸 깨달았다, 는 정도로만 밝혀둔다. 그렇게 내 현실의 공포를 압도하는 서사를 찾아 사계절 내내 호러/서스펜스 영화를 보는 내 앞에 이 영화가 나타났다. 메릴 스트립,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부터 제니퍼 로렌스, 아리아나 그란데, 티모시 샬라메까지 출연진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한, 어마어마한 라인업으로. 영화는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가 약 6.. 2022. 1. 10.
아내, 후추, 율무 1. 졸졸 펭귄들은 퍼스트펭귄의 뒤를 따라 졸졸 걷는다. 율무와 후추도 아내를 따라 걷는다. 2. 임인년 많은 일러스트 작가들이 임인년을 맞아 호랑이 에디션, 각종 호랑이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율무는 하기 싫었지만 질 수 없었다. 3. 졸음 최근 1950년대에 독일 그룬딕사에서 나온 장축 턴테이블 구매했다. 아시아권에서는 구하기도 힘든 매물일 뿐더러 비싸기도 더럽게 비쌌다. 클레식을 틀어두고 종종 강아지들과 함께 졸고 있다. 4. 서마트폰 마! 니 서마터폰 중독이다! 산책 앙가나! ... 는 컨셉, 하루에 한 번 이상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내도 나도 엔틱 가구를 구매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엔틱가구들 너무 예쁘다. 5. 잠 후추, 율무와 함께 잘 때도 있는데 보통 그런 날이면 조금 구겨져서 자.. 2022. 1. 10.
RB005 : 광마회귀, 유진성 (네이버독점 웹소설) 유진성 작가의 소설 광마회귀. 보통은 웹소설도 단행본으로 나와야 읽는 편인데, 네이버 독점 연재이다 보니 출판 계약이 어찌 되었는지 회차로만 제공되고 있어 한 참 망설이던 소설이다. 유진성 작가의 '칼에 취한 밤을 걷다'와 '검에 비친 달을 보다' 등의 여러 소설을 집필한 나름의 경력 있는 무협작가인데, 다른 소설들은 용두사미라면 이 번 소설은 용두용미라는 평이 많아 쿠키를 구워 도전해 보았다. 무협소설들이 대게 그러하듯 별호에 마(魔)가 들어가면 기본 옵션으로 무림공적 또는 사파, 마교 등의 소속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소설 속 광마는 무림 공적이면서 마교로부터도 쫓기는 신세, 마교의 천라지망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죽음이 소설의 시작이다. 광마는 무공을 익히기 전 점소이 시절로 회귀를 한다... 2021. 12. 11.
Essay 019 : 스텐드업 코미디 아내와 함께 대구에 나들이를 다녀오는 길에 차에서 아내가 말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인생을 통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스탠드업 코미디는 ‘유병재’씨처럼 무대에 서서 하나의 마이크만 들고 말로써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 형식이다. 미리 짜놓은 꽁트를 주로 하는 한국 코미디언들과 달리 서구권에서는 이러한 형식을 하는 사람들을 일반적인 코미디언으로 여긴다. 일본의 만담과는 또 다르게 혼자서 입담만으로 관객을 휘어잡아야 한다. 애드립도 아니고 시사도 아니다. 입담으로 치면 트위터, 말장난이나 상황들은 수많은 짤방들이 난무한다. 그렇다보니, 사실 그래서인 것은 아닐테지만 한 가지 주제, 주로 개인적인 경험담들을 가공한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는 관객들이 듣지 않으니 나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주로 해학..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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